상단영역

본문영역

  • 칼럼
  • 기자명 최형심 시인

[최형심의 시 읽는 아침] 신정민의 ‘이안류’ 해설

  • 입력 2021.08.10 16:07
  • 수정 2021.08.13 16:07
  • 댓글 0

이안류 / 신정민

  

언젠가
이 모든 것이
사유 없는 광기로 몰려갈 것이다

하나의 물결이
바다 깊숙한 곳으로
까닭 없이 미쳐버린 청춘을 끌고 갈 것이다

있었던 이야기처럼 밀려와
이야기할 줄 모르는 시절처럼 사라질 것이다

처음이자 끝일 겨를도 없이
두 개의 초점을 가진 물방울들이
저항할 수 없는 육체를 데리고 갈 것이다

늘 같은 내용이어서 부끄러웠던 고해성사

전쟁 중인 병사를 죽인 불결한 침대처럼 역사는
뜬금없이 혹은 속절없이

돌연
손쓸 수 없는 한 물결이 되어
살아 있는 자들을 가로채 갈 것이다

 

--------------------------------------

최형심 시인
최형심 시인

젊음이란 이안류 같은 것입니다. “사유 없는 광기”에 쉽게 휩쓸리기 때문입니다. 불행하게도 시간의 물결은 자비가 없어서 “깊숙한 곳으로/ 까닭 없이 미쳐버린 청춘을 끌고 갈 것”입니다. 그리하여 언젠가는 “저항할 수 없는 육체를” “물방울”처럼 사라지게 할지도 모릅니다. “역사”가 반복되듯이, 젊음과 육체가 사라지고 난 존재는 “손쓸 수 없는 한 물결이 되어/ 살아 있는 자들을 가로채 갈 것”입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놓치면 후회할 이시각 핫이슈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