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 경찰 부실 대응 논란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 경찰 부실 대응 논란
  • 내외일보
  • 승인 2021.12.03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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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일보] 이혜영 기자 = 경남 양산시에서 여중생이 선배 여중생 4명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고 속옷 차림의 동영상까지 유포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초기 대응이 부실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2일 경남도교육청과 양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폭행 혐의로 중학생 2명이 검찰에 송치됐다. 나머지 2명은 촉법소년이어서 울산지법 소년부로 넘겨졌다. 

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 ~ 14세 미만으로 형벌을 받을 범법행위를 한 형사미성년자이지만, 형사책임능력이 없기 때문에 형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게 된다.

앞서 지난 7월 3일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양산시의 한 빌라에서 몽골 출신 중학교 1학년 A(13) 양이 선배 여중생 4명으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했다. 당시 피해 학생은 손과 다리를 묶인 채 속옷만 입은 상태였다. 폭행은 무려 6시간 동안 이어졌으며, 가해 학생들은 폭행 과정을 휴대전화로 촬영을 했다. 

최근 이 영상이 주변 학생들 사이에 유포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A 양은 가출한 상태로 가해 학생들 중 1명의 집에서 지내다 폭행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경찰은 최초 신고를 받은 7월 1일 이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고, 사건 당일에도 피해 학생을 제때 발견하지 못하는 등 부실 대응이 도마위에 올랐다.

지난 7월 1일 양산 모처에 가출 학생들이 산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당시 이곳엔 피해 학생 A 양과 집주인 딸이 있었다. 그러나 출동한 경찰은 피해 학생에 대한 가출 신고가 없었다는 이유 등으로 간단한 확인만 한 뒤 철수했다.

같은 날 오후 6시 30분쯤 A 양의 이모가 경찰에 가출 신고를 한 뒤, 범행 장소로 직접 찾아갔다. 엄마와 싸운 뒤 집을 나온 A 양은 이모에게 들키기 싫어 베란다에 있는 세탁기 옆에 숨어 있었다. 조카를 찾지 못한 A 양의 이모는 가해 학생들을 훈계하던 과정에서 학생들이 욕을 하자 흥분해 가해 학생 중 1명의 뺨을 때렸고, 이에 가해 학생들이 경찰에 폭행 신고를 했다.  

현장에는 가출 신고와 폭행 신고를 각각 접수한 경찰이 도착했다. 그러나 출동한 경찰 모두 A 양을 찾진 못했다. 베란다 세탁기 옆에 숨어 있는 A 양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단순 실종 신고에는 영장 등 강제 수사 권한이 없어 당시 현장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데 한계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결국 경찰이 돌아간 뒤 5시간여 만에 집단 폭행이 일어났다. A 양은 6시간가량 집단 폭행을 당했고, 속옷 차림으로 동영상 촬영까지 찍혔다. 

평소 A 양이 버릇없이 굴었다는 앙심과 A 양의 이모로부터 뺨을 맞은 분풀이까지 더해진 것이다. 이날 오후 10시 10분쯤 A 양의 이모가 경찰에 "A 양의 위치를 추적해달라"라고 요청했으나, A 양의 휴대전화가 꺼져 있어 끝내 찾지 못했다.

폭행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인 4일 A 양은 인근 지구대에 진정서를 제출했으나, 경찰 조사는 약 한 달이 지난 8월 13일에 이뤄졌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 학생들 진술을 받으려 계속 출석 요구를 했으나 오지 않았고, 강제 소환도 할 수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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