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이 활짝, / 송찬호
마침내 사자가 솟구쳐 올라
꽃을 활짝 피웠다
허공으로의 네 발
허공에서의 붉은 갈기
나는 어서 문장을 완성해야만 한다
바람이 저 동백꽃을 베어물고
땅으로 뛰어내리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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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꽃을 피운다고 동백(冬柏)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꽃. 시인은 모든 꽃과 나무들이 움츠러드는 겨울, 눈 속에서 피어나는 동백의 기개를 용감무쌍한 사자에 비유했습니다. 붉은 갈기를 찬 바람에 맡기고 피어나, 추하게 시들어가기를 거부하고 절정에서 온몸을 던져 처연하게 지는 쪽을 택하는 꽃. 그래서 동백은 예로부터 많은 문인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동백이 하나, 둘 지고 봄이 우리를 향해 지고 있는 지금, 우리 시인들이 할 일이란 봄바람이 동백의 목을 물기 전, 어서 동백의 자태를 받아적는 것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