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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최형심 시인

[최형심의 시 읽는 아침] 이창수의 ‘목련’ 해설

  • 입력 2022.07.1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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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 이창수

 

이사 갈 방 구하기가 힘에 부쳤다

방 구하려는 궁리가 돈에 막혀

창문이 막힌 방 구했다

창문이 높아 목매달 만한 높이에서

목련나무 보였다

 

막다른 골목으로 몸 옮겼다

창문도 생각도 막힌

전화도 가끔 먹통이 되는

막다른 골목에서 목련꽃 올라왔다

오오

내 안 적막한 골목에서

스스로 올라오는 목련이 보였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최형심 시인
최형심 시인

살다 보면 막다른 곳으로 내몰릴 때가 있습니다. 더는 갈 곳이 없다고 느낄 때, 더는 햇빛 볼 일이 없다고 느낄 때, 높은 담을 쌓고 동굴 속으로 들어가 혼자가 되곤 합니다. 하지만 다시는 좋은 날이 없을 것만 같아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다 보면 뜻하지 않게 내면에서 자라나는 아름다운 싹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창문도 없는 방에서 힘든 시절을 보내던 시인은 막다른 골목에 피어난 목련을 보고 내 안 적막한 골목에서/ 스스로 올라오는 목련을 만났다고 감탄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봄은 다시 오기 마련이고 막다른 골목에도 꽃은 피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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