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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최형심 시인

[최형심의 시 읽는 아침] 이미산의 ‘청진기’ 해설

  • 입력 2022.07.2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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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 / 이미산

 

일초의 삶이란
별의 숨소리 훔쳐
백년을 버틸 벽 하나 구축하는 것
 

손가락 끝으로 포획한 너의 내부는
창궐하는 고백
맹목이 피우는 꽃의 난장

모르는 장소와 모르는 숨소리로
하나의 체위를 완성한다
손가락에 매달린
우리의 백년

서로의 숨소리에 집중한다
그것이 사랑이라 믿을 때
가장 먼 곳의 별과 가장 뜨거운 심장이 겹쳐진다
그것이 영원이라 믿을 때
태어나지 않은 속도로 우리는 달려간다
흠뻑 젖는다

백 년 전 바람을 잉태했군요!

일초의 꽃들이 전하는 백년의 세계
영원의 벽을 통과한다
손가락 끝만큼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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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심 시인
최형심 시인

영어로 청진기를 뜻하는 단어 스테토스코프(stethoscope)는 그리스어 ‘가슴’을 뜻하는 단어 스테토스(stethos)에서 왔습니다. 꼭 청진기가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가슴에 귀를 대고 심장 소리를 들으면 생명이 얼마나 신비스럽고 경이로운지 온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시인에 따르면, 우리는 “백 년 전”에는 “바람”이었는데, 서로의 심장 뛰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 “별의 숨소리”를 “훔쳐” “백년을 버틸 벽 하나”를 “구축”해 이 세상에 왔다고 합니다. 그러니 “서로의 숨소리에 집중”하고 “사랑”하며 “우리의 백년”을 완성해나가야 한다고 합니다. “영원의 벽을 통과”하게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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