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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정당과 정치인은 ‘태도’를 바꿔야 산다

  • 입력 2011.12.1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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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논설위원 이상용

우리나라 정당을 보면 늘 아슬아슬하여 곧 철거할 것 같은, 혹은 철거가 이미 예정돼 있는 공사판 사무실처럼 느껴진다. 우리나라 정당은 선거 때만 활발하게 움직이고 선거가 없는 시기엔 싸우기만 한다. 정당 활동을 보더라도 안정감이 없고 확실한 비전도 보이지 않는다. 또 국회의원들은 일반적인 생활에서는 도저히 듣기 어려운 격한 발언을 거리낌없이 쏟아낸다. 특히 청문회에서 국회의원들은 ‘험한 말 경연대회’에 나온 사람들 같다.

한나라당은 재창당 수준의 쇄신을 다짐하고 있다. 이에 앞서 야권은 각 당을 해체하여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으로 탈바꿈됐다. 당의 영속성이라는 면에서 개인적으로 민주당이 없어지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하든 기존의 역사와 공과 위에서 세워나가야지 집을 부수고 새로 짓는 것은 또다시 신생 조직이 겪어야 하는 시행착오를 피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이전의 과오를 반성하고 교훈을 얻을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

우리나라 정당들이 이합집단을 거듭하는 것은 자꾸 새로 허물고 다시 시작하면서 이전의 잘못을 덮어버리고 회개하는 기회를 상실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여하튼 여권이든 야권이든 새 출발을 결심하고 내년 4월 국민의 심판을 받을 작정이다.

이즈음해서 여·야권의 정당들과 정치인들에게 바란다. 시대는 바뀌었다. 과거의 행태를 용인하던 유권자들의 숫자는 이제 소수가 되고 새로운 정당과 정치인의 출현을 바라는 유권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아주 획기적이고 시원한 쇄신책은 바라지 않는다. 국민을 대하는 ‘태도’부터 바꿔야 살아남는다.

태도가 나쁘고 불성실하면 정이 떨어지고, 정 떨어지면 그 사람이 아무리 똑똑하고 유능해도 쳐다보지도 않게 된다. MBC ‘나가수’를 보면 열심히 준비하고 혼신을 다하는 태도에 시청자들은 감동한다. 진지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좋아 보인다. 그런 가수들은 ‘나가수’에서 떨어져도 다시 보고 싶다. 정치도 이래야 산다.

정치인들은 무엇보다도 구사하는 언어를 바꿔야 한다. 남을 무시하는 안하무인의 말투, 권위적인 자세, 큰 목소리 지르기, 여성 비하성 언사 등은 젊은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들이다. 이런 말투는 풍요로운 환경 속에서 부모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자라난 세대들을 질색하게 만든다.

그 다음 싸움질을 하지 말기를 바란다. TV뉴스를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겁난다. 예전 정치인들은 싸우다가도 ‘양보’도 하고 ‘합의’하는 때도 있었는데, 요즘에는 ‘양보’와 ‘합의’라는 단어를 아예 잊어버린 것 같다. 합의해주면 지는 걸로 생각하는 의식 자체가 더 큰 문제다. 국민들은 이제 싸움질하고 큰 목소리로 욕설하는 정치인들을 정치판에서 내쫓아내야 한다.

극한 대립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고 국민들의 심성을 황폐하게 만든다. 한 집안에서 부부가 싸우면 아이들이 불안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정당과 정치인들은 품격 있는 말을 하고 ‘진정성’ 있는 태도와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 안철수씨의 인기는 ‘진정성’이라고 생각된다. 포퓨리즘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듯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정당과 정치인들의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또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이 바뀌어야 할 뿐 아니라 보좌관을 비롯해 주변 사람들도 상식을 가진 사람들로 교체하기를 바란다. 지역구 관리라는 이유로 충성도 위주로 사람들을 쓰지 말아야 한다. 정치권이 소위 ‘꾼’들로만 모여 있어서는 한국 정치의 이미지는 개선되기 어렵다.

국민들은 악을 쓰고 계산에 빠른 정당과 정치인들보다는 좀 손해 보는듯하고 어리숙하게 보이더라도 품격 있고 진정성 있는 말과 행동을 보여주는 정당과 정치인들을 더 사랑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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