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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남북관계 패러다임 시프트

  • 입력 2011.12.2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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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논설위원 이 상 용

지난 해 연말 누구도 예상치 못하게 김정일 사망의 소식이 날아들었다. 그도 언젠가 죽을 수밖에 없고, 또 병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그의 죽음에 그리 놀라지 않을 법도 한데 세계의 뉴스기관들은 그의 죽음을 긴급 타전했다. 중국과 미국이 서둘러 성명을 냈다. 그의 죽음이 던져주는 의미가 매우 막중했기 때문이리라.

북한을 전망할 때 반드시 짚어야 하는 것이 중국의 의도이다. 잘 아는 바와 같이 북한과 중국은 매우 굳건한 동맹 관계이다. 예상되는 급변사태나, 김정은 체제 안착이나, 통일도 중국의 개입, 지원, 동의가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입장에 서서 한반도와 세계를 바라보자. 중국은 엄청난 경제발전 성과를 기반으로 이제 글로벌 파워로서 미국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는 글로벌 정치외교 파워에서 미국과 비교해 결정적인 약점이 있다.

한 저명한 외교전문가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이 갖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자신에게 결코 호의적이지 않은 국가들에 의해 둘러싸여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과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일본, 중앙아시아, 러시아 등 중국의 주변 국가들은 한결같이 중국의 영향력 증강 자체에 대해 두려움에 떨며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또 내부적으로 봐서 티베트족과 위구르족 등 매우 ‘위험한’ 소수민족들을안고 있다.

이 외교전문가는 오늘날 중국이 2차 세계대전 직전의 일본을 닮아가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제국주의 일본은 자기들과 가장 가까이 있는 나라들을 모두 적대국으로 만든 실책을 범했다. 미국과 영국 등 연합국에게 패배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던 것이다.

현재 중국은 이런 고립 상태를 잘 알기 때문에 유일한 우방관계인 북한에 집착하고 있다는 게 그 전문가의 견해다. 중국은 앞으로 북한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북한경제가 중국에 너무 기대고 있고 앞으로 그 의존도가 갈수록 심화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북한 경제는 최소한의 생존만을 유지하는 장마당(지하경제) 경제라고 표현할 수 있다. 또 지지부진한 나진-선봉경제특구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으로부터의 대규모의 경제지원도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 북한경제는 지금 소련 말기의 경제붕괴 상태와 유사하다. 아직도 무너지지 않고 있는 것은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철저히 고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의 새 체제는 올해 ‘강성대국’을 선언하여 인민들에게 실질적인 희망의 싹을 보여줘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정상적인 경제가 올 스톱 돼 있는 현 상황을 타파하지 않고서는 한 발도 나가지 못할 것이다. 무엇보다 새로 권력을 이어받은 김정은 체제는 인민들에게 인정 받고 칭송 받을 만한 지원을 외부로부터 끌어와야 한다. 돌파구는 미국과의 관계개선이다.

김정일 사망 직전까지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개선이 가시화되고 있었고, 새 체제도 뭔가를 내놓아야 하는 다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조만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한국도 이에 맞춰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북관계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 이외의 국가들로부터 실질적인 투자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미국의 보증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보증해야 외국 투자가들이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과 미국, 모두 대선을 앞두고 있다. 중국도 한반도 안정은 자국의 경제 발전과 외교 안정에 필수적이다. 러시아는 야심 찬 시베리아와 극동 개발, 남북가스관 연결 등을 위해 남북 관계의 호전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올해 한반도에 오랜만에 훈풍이 불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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