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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고재홍 기자

[칼럼] “50조일지, 100조일지 끝나봐야 안다

  • 입력 2020.06.2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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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일보=호남]고재홍 기자=“5조가 들어갈지, 10조가 들어갈지 끝나봐야 압니다.” “예? 1조3천억을 들여 1억2천여 만평을 8500만평 농지와 3500만평 호수로 만들어 2004년부터 ‘농사‘ 계획 아닌가요? 비보도를 전제로 말하지만 처음부터 총예산을 밝히면 EPB(Economic Planning Board: 기획재정부 전신인 경제기획원)가 새만금을 착수하겠습니까? 일단 착수토록 하고 예산을 늘려가야지요.”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은 최초 농어촌진흥공사 새만금사업단으로 김제로 가기 전, 익산시 중앙동에 수년 간 있을 때다. “흙 한 차도 성토치 않고 농사를 짓겠다.”던 당시 필자도 ‘전북발전 기폭제’로 여기고 ‘예산증액’ 기사를 자주 써 사업단과 관계도 좋았다. 얼마 후, 의문이 생겼다. 경지정리 된 논을 당시 ‘대경지정리’하는데 평당 9천원이 들어갔다. 그런데 방조제·배수갑문·만경·동진강 양쪽 방수제, 도로·농로·용·배수로·제염과정 등 무수한 공정 후 농사에 평당 1만원 남짓, 1억2천여만평에 총 1조3천억 원을 들여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 의문으로 질문했다. 답변은 당시 사업단 공사총책 발언이다. 처음부터 ‘엄청난 예산축소’였다.

이후도 ‘예산증액’ 기사를 자주 썼다. 새만금 전반을 알지 못하니 전북발전 획기적 계기로 여겼으니 무엇이든 못할까 생각됐다. 1조원 규모도 가늠조차 못하고, 엄청난 매립과 수산물 감소 등 인식이 부족할 때다. 당시 사업단장 인터뷰에는 “98년까지 외곽공사 후 내부개발에 착수한다. 중국과 교역기지 구축으로 지역발전이 도민에 가도록 하겠다.”는 요지다. 

“아차 큰일 났구나, 계화도와는 천양지차구나.” ‘끝없는 공사’임을 파악한 것은 1997년쯤이다. 새만금은 평균 24억톤, 최대 30억톤 해수가 밀물에 들어왔던 깊은 바다다. 만조 시 내부  해수 평균높이가 6-7.5m로 계산됐다. 토사가 엄청 부족한데 무슨 수로 8500만평 농사를? 더욱 만경·동진강을 가두어 새만금호 32배 유역면적으로 '상류 홍수'와 ‘하류 밀물(해수)’이 있는데 (백중사리) 밀물과 홍수가 겹치면 해수역류로 홍수를 방류할 수 없다. 썰물에도 드러나지 않는 ‘샌드위치’ 깊은 내부를 무엇으로 채워 농사란 말인가? 엄청난 수산물 생산감소도 인식됐다. 전두환의 한강종합개발이 끝나자 건설업체·관련부서·기관 ‘먹거리·밥그릇’ 차원에 “경제성이 없다.”던 황금어장 새만금을 노태우가 왜 힘없는 전북에 착공했을까 의문도 생겼다.

언론인도 사업전반을 알기까지 수많은 세월이 흘렀는데 ‘황금 알을 낳을 거위’로 오도된 도민들이 무조건 추진을 요구하니 표를 의식한 이후 정부나 정치인도 무시할 수 없었다. 97년 말, ‘새만금단계적개발안’을 썼다. ‘군산-신시도-대야’ 삼각형 면적만 개발하고, 2공구는 ‘교량이나 조력발전을 통한 해수유통’으로 부안·김제는 바다·갯벌로 남겨 후손에 맡기자는 취지였다. 배수갑문도 통선문을 갖춘 조력발전소로 건설되기 바랐다. 익산 왕궁 돼지 수십만 마리에도 백합을 날 것으로 먹던 때다. 방수제·수질개선 등 수많은 공정이 줄어 일부 도로만 교량 등으로 구축하고 개발가능 면적만 ‘산단·공항·항구·관광·수산양식업’ 핵심사업에 집중투자하자는 논리였다. 계화·심포·하제포구에서 내·외해를 넘나들며 수산업도 활성화해야 할 판에 ‘넘쳐나는 수자원’으로 필요도 없는 ‘새만금 호수’ 때문에 덜컥 강을 가두었다.

98년 내부공사는커녕 2006년 ‘물막이’와 2010년 ‘방조제 준공’이니 12년이 뒤쳐졌다. 2004년에서 16년이 지난 현재도 농사를 못 짓고 도로·용·배수로·제염과정이 남았고 수질개선에 4조3천억을 퍼붓고도 후속사업을 중앙에 건의했다. 총예산은 올해까지 13조4024억에 별도 수산물감소 10여 조도 전북 손해다. 25조만 잡아도 익산제3산단 110개인 9250만 평을 보상·조성했다. 그러나 매립·조성된 ‘새만금산단’은 131만7천 평에 가동업체는 7개뿐이다. 오래 전부터 한중경협단지 운운했으나 공염불이다.

착수도 안 한 공항·철도, 초보단계인 항구·새만금-전주고속도로, 갈수록 깊어 매립예산이 폭증할 부지조성 등 끝이 없다. 새만금 30년에 전북은 최하위 지역경제로 바다도 항구도 없는 충북에도 완전 뒤쳐졌다. “50조가 들어갈지, 100조가 넘게 들어갈지 끝나봐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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