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칼럼
  • 기자명 고재홍 기자

[칼럼] 극심한 수해와 ‘까마귀와 백로’, 논쟁

  • 입력 2020.08.17 14:49
  • 댓글 0

[내외일보=호남]고재홍 기자=노무현 정부가 MB에 정권을 내준 큰 원인이었는데 박근혜·최순실 사태로 출범한 현 정부도 공약이나 표방과 달리 수도권 아파트폭등 등으로 더민주 지지율이 미래통합당에 뒤쳐진다. 수도권과 지방, 수도권 주택보유 여부에 따라 빈부격차 심화로 상대적 박탈감 때문이다. 상대방 실수나 무능, 부패비리로 정권과 지지율만 오간다. 시소 양측에 무리지어 앉아 상대편과 정책은 무조건 비판을, 자기편이나 정책은 무조건 옹호한다. 특히 사상최악 수해가 복구도 안 끝난 상황에 정치권 ‘4대강과 태양광’ 논란은 아연실색케 한다. 상대정당은 ‘까마귀’로 자기정당은 ‘백로’로 거품 물고 비판·옹호 외에 한 일이 없는데 오르락내리락 시소가 올라갈 때마다 번갈아 한 자리씩 차지하는 부류들만 무수하다.

옛 시조 상황만 여전하다. “가마귀(까마귀) 눈비 맞아 희는 듯 검노매라/야광명월이 밤인들 어두우랴/님 향한 일편단심이야 고칠 줄이 있으랴.” 사육신 박팽년이 간신을 까마귀로, 충신을 야광명월로 표현한 시조다. “가마귀 싸우는 골에 백로야 가지 말라/성난 가마귀 (너의) 흰빛을 새오나니(시샘하니)/청강(푸른 물)에 씻은 몸을 더럽힐까 하노라.” 이방원(훗날 태종)이 잔치에 정몽주를 초대할 때 정몽주 어머니가 지었다는 설이 있다.
 
까마귀·백로 논쟁은 한 단계 진화한다. “가마귀 검다하고 백로야 웃지 마라/겉이 검다한들 속조차 검을 소냐/아마도 겉 희고 속 검은 것은 너뿐인가 하노라” 조선 개국공신이 고려 유신을 비판하며 자신을 변호하는 내용이다. “검으면 희다하고 희면 검다하네/검거나 희거나 옳다할 이 전혀 없네/차라리 귀먹고 눈감아 듣도 보도 말리라” 경종 때 왕의 후사를 두고 극심한 당쟁에 김수장이 읊은 경세가警世歌로 그의 해동가요에 기록됐다. 상대의견에는 반대만 난무하며 흑백논리만 있고 토론이나 타협·중도는 설 자리가 없는 극심한 당쟁을 지적했다.

전국이 엄청난 수해를 입었다. MB정부 4대강 논란이 재현됐다. 더민주는 4대강 악영향 언급을 계속했고, MB정부를 탄생시킨 한나라당 후신, 미래통합당은 “4대강에 섬진강이 빠져 물난리가 난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강·낙동강·영산강·금강 등 4대강 본류 피해는 적었으나 섬진강은 7·8일 집중호우로 제방이 무너져 큰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9일 낙동강 둑 일부가 무너지자 "4대강이 물난리 원인"이란 주장도 제기됐다. 야당은 산사태 원인으로 태양광을 지적하고, 정부여당은 태양광 산사태 논란은 왜곡이라 주장한다.

4대강에 탈원전·태양광 논란 뿐 아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나 윤석열 검찰총장을 둘러싼 여야 찬반논란은 국민까지 양분됐다. ‘공정성·객관성·형평성에 근거한 합리적 토론문화’는 사라지고, 시소 양쪽에 앉아 상대편을 비난하고 제 편은 위법·불법·탈법과 상관없이 무조건 옹호하는 당파싸움이다. 의견을 내면 졸지에 “당신은 누구 편이구먼”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천문학적 예산을 들인 주요 사업이 임기 5년 정부에 의해 추진되거나 중단되는 어처구니는 개선돼야 한다. 상습 침수지역은 마을 이전 등 근본대책을 수립하고, 하천 개·보수사업은 지속돼야 한다.

검고 흉측한 울음의 까마귀는 자란 후 어미에 먹이를 물어다 줄 정도 효행이 지극해 반포조反哺鳥로 그 효도를 반포지효反哺之孝라 한다. 볍씨나 열매, 곤충 및 음식물을 주로 먹는다. 희고 깨끗해 청렴한 선비로 상징되는 천연기념물 백로가 물가에 멋있게 서 있는 이유는 물고기나 개구리 등을 잡기 위해서다. 성삼문은 “눈 같은 옷 구슬 같은 발/고기 노려 갈대숲에/그 얼마를 서있었나”라고 읆었다. 우국지사 연 해도 권력과 재물이 먼저인 정치인이 대부분이다.

“고니는 씻지 않아도 희고, 까마귀는 먹칠하지 않거나 씻어도 검다”는 곡백오흑鵠白烏黑 세상이다. “까마귀 암수를 구별키 어려운 것처럼 시비·선악을 가리기 쉽지 않다.”는 수지오지자웅誰知烏之雌雄도 있다. 시소효과(Seesaw effect)로 정권만 오갈 뿐 여야는 부패비리·무능으로 정권 뺏기고 후회 말고, 제발 정치 좀 잘하기 바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놓치면 후회할 이시각 핫이슈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