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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최형심 시인

[최형심의 시 읽는 아침] 강희안의 ‘빗소리에 관한 편견’ 해설

  • 입력 2020.10.2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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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에 관한 편견 / 강희안

 

  부침개를 구울 때마다 물끄러미 창밖을 응시하는 습관이 있다 수직으로 죽어간 빗방울의 영혼이 깃들었기 때문이다 온 집안 뒤끓는 빗소리에 라디오 켜는 버릇도 있다 잡음잡음 잡히는 그의 아릿한 살내음, 비 오는 날 부침개가 그리운 것도 다 그 때문이다 주파수를 맞추지 못해 화르르 제 몸을 뒤집어야 하는 저 뜨거운 몸을 보라 투명한 분계선을 넘나드는 빗소리, 외마디 돌의 비명이 새겨진 유리창엔 사랑을 깊이 한 눈망울도 맺혀 있다

  또록또록 수직의 빗방울 받아 적은 유리의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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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심 시인
최형심 시인

비 오는 날이면 유난히 생각나는 음식이 있습니다. 부침개가 그중 가장 대표적인 음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인은 비 오는 날 유난히 부침개가 당기는 이유를 부침개 부칠 때 나는 소리에서 찾았습니다. “주파수를 맞추지 못해 화르르 제 몸을 뒤집어야 하는” “뜨거운 몸속에는 죽어간 빗방울의 영혼이 깃들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부침개가 프라이팬에서 익어가는 소리는 여름날 쏟아지는 소나기 소리를 많이 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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