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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불황 시대, 경영의 달인

  • 입력 2011.11.0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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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편집위원 이상용

그리스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이 세계 경제를 들었다 놨다 하고 있다. 우리 나라 증시도 널뛰기를 하고 환율이 불안하다. 반월가 시위가 폭력 양상을 보여 사람들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다. 이제는 글로벌 경제상황이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경제에도 직접적이고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람들은 불황이 오면 노심초사하며 어쩔 줄 몰라 한다. 그런데 호황과 불황은 시장자본주의 경제의 필연적인 현상이고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호황이 있음으로 반드시 불황이 있고, 불황이 있음으로 해서 호황이 온다.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고 투자가 이뤄지고 새로운 기술과 모델이 개발돼 상품과 서비스로 시장에 소개되면서 호황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그러나 그런 호황이 오래 지속되면 사람들은 여유를 부리고 오락에 젖어 들고 나태에 빠진다. 드디어 호황의 끝자락에는 상품과 서비스도 자연히 공급 과잉 상태가 돼, 매출이 줄고 공장이 멈추고 실업자가 증가한다. 불황 국면에 진입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 다시 불황이 되면 사람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열심히 일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조하는 데 힘을 모은다. 이게 경제의 원리이다.

국가든 회사이든 개인이든 이러한 평범한 경제 원리를 알면 불황이 전혀 두렵지 않다. 호황 시절에 불황에 대비해 자금을 조금씩 저축해 놓고, 신기술 개발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불황이 닥치면 당황하지 않고 모아둔 돈으로 점포를 늘리고 공장을 확장하고 인재를 더 많이 뽑고 신제품을 출시하고 마케팅과 광고를 더 열심히 한다. 이런 기업들은 구조조정이다 비용절감이다 하며 수세 경영을 하는 기업들보다 두세 배 이상의 성장을 하게 된다.

성경 창세기에 유명한 요셉 이야기가 있다. 이집트의 파라오가 어느 날 꿈을 꾼다. 자신이 하숫가에 섰는데, 아름답고 살진 일곱 암소가 하수에서 올라와 갈밭에서 뜯어먹고 그 뒤에 흉악하고 파리한 다른 일곱 암소가 하수에서 올라와 그 소와 함께 하숫가에 섰더니 그 아름답고 살진 일곱 소를 먹는 것을 보았다. 잠시 깼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이번에는 한 줄기에 무성하고 충실한 일곱 이삭이 나오고, 그 후에 약하고 마른 일곱 이삭이 나왔는데, 그 마른 일곱 이삭이 무성하고 충실한 일곱 이삭을 삼키는 것을 보았다.

이 괴이한 꿈을 이집트의 모든 술객들도 풀지 못했는데, 감옥에 갇혀있던 요셉이 그 꿈을 해석했다. 일곱의 의미는 칠 년을 의미하고 흉악하고 파리한 암소가 아름답고 살찐 암소를 먹는 것이나 약하고 마른 이삭이 무성하고 충실한 이삭을 먹는 것은 같은 내용이라고 설명하면서 해몽은 이렇다. 먼저 일곱 해의 큰 풍년이 있겠고, 후에 일곱 해의 흉년이 들므로 이 땅이 기근으로 멸망할 것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요셉은 파라오로부터 국무총리로 임명 받아 일곱 해 풍년 동안에 곡식을 넉넉히 비축해놨다가 일곱 해의 흉년에 곡식을 풀어 백성들을 기근에서 해방했다는 이야기다.

호황과 불황을 풍년과 흉년으로 비유할 수 있다. 자연이 항상 적당한 양의 비와 햇볕을 주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하듯이 우리의 경제환경도 불규칙하고 불완전한 까닭에 호황과 불황의 주기적 도래를 피할 수 없다. 오늘날에는 글로벌 변수로 인해 경제환경이 이전보다 훨씬 불안정해 불황이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불황이 잦아지는 시대에는 요셉과 같이 단순한 듯하지만 지혜로운 처방이 최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과 현대자동차, LG 등 몇몇 대기업들이 불황 시대에 위축되지 않고 투자를 더욱 강화하는 모습을 보고 여간 마음 든든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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