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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고재홍 기자

[칼럼] 불사조 ‘이상직’ 국회의원 구속사태!

  • 입력 2021.04.2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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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일보=호남]고재홍 기자=자칭 ‘불사조不死鳥’라던 무소속 이상직(전주을)이 28일 새벽 구속됐다. 이스타항공 창업주로 500억대 ‘횡령·배임 혐의 등’을 받는 이 의원은 2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전주교도소에 구금된 후 7시간 30분 만에 구속영장 발부로 구속됐다. 전주지법 김승곤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수사 과정 행태를 볼 때 증거변조나 진술 회유 가능성이 있고 관련자에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에 있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

앞서 이상직 의원은 지난 1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을 위해 전주지법에 출석하며 동행한 변호인에 “사람들이 날 자꾸 건드린다. 나는 불사조다. 불사조가 어떻게 살아나는지 보여 주겠다.”고 말해 논란이 불거졌다. ‘불사조’는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상상의 속의 새다. 생명이 다할 즈음 향기 나는 나무에 둥지를 틀고 불을 붙여 몸을 태우며 죽는데 그곳에서 새로운 불사조가 태어난다. 불멸과 재생을 뜻하나, ‘어떤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기력을 잃지 않는 사람’으로 ‘죽지 않거나 쓰러지지 않는 사람’을 말할 때 자주 쓰인다. 그런 불사조가 구속됐다.

특히 이 의원은 횡령 혐의 중 이스타홀딩스 자금으로 딸의 포르쉐 차량 리스 비용을 낸 의혹에 “(딸이) 중학생 때 큰 교통사고를 당해 사고에 극심한 두려움을 갖게 돼, 비교적 안전한 차를 추천받았고 그게 9900만원 상당 포르쉐”라고 해명해 여론 질타를 받게 됐다.

김제 출생 이상직 의원은 전주고를 거쳐 동국대에서 경영학 학사로 졸업했고, 고려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대증권(1989-2001) 등을 거쳐 설립한 이스타항공그룹 회장을 역임했다.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전주 완산을에서 더민주 전신인 민주통합당으로 당선됐고, 2018년 중소벤쳐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을 지낸 후,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더민주 공천으로 같은 지역구 전주을에서 선출된 2선 의원이다.

그러나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가 편법 증여, 탈세 의혹으로 이 의원을 검찰에 고발한 지난해 7월부터 험난한 길에 접어든다. 지난 9일, 전주지검은 배임·횡령 등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및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이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015년 540억 상당 이스타항공 주식 520만 주를 이 의원 자녀가 지분 100%를 보유한 이스타홀딩스에 저가 매도해 이스타항공에 430억가량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이다. 특히 2015년부터 19년까지 이스타항공과 계열사 자금 53억여 원을 빼돌려 친형 법원 공탁금과 딸 포르쉐 차량 보증금 및 오피스텔 임대료 등으로 사용한 혐의다. 딸 포르쉐 사용에는 “안전을 위해서였다.”는 황당 발언으로 수많은 해고 근로자는 물론 여론 질타를 받게 됐다. 이스타항공 대량해고 책임자로 지목되자 지난해 9월 더민주를 탈당해 무소속 신분으로 있다가 구속됐다.

전주지법은 이 의원에 27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영장심사를 받은 직후, 28일 새벽 배임 및 횡령 혐의로 청구된 이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해 심사 직후 구금됐던 전주교도소에 구속됐다. 21대 현역 의원 구속은 J모 더민주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더)민주당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약속도, “불사조” 발언도 무위로 끝났다.

앞서 국회는 지난 21일 본회의를 열고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가결했다. “‘제 식구 감싸기’와 ‘밥그릇 챙기기’에는 여야가 없다.”던 국회에서 불체포특권을 가진 이 의원 체포에 재적 의원 300명 중 255명이 참여해 찬성 206표로 가결해 오죽했으면 동료의원이 체포동의안을 압도적으로 가결했을까라는 여론이다. 체포동의안 가결로 구속은 예견됐다.

민노총전북본부와 전북지역 시민단체로 구성된 전북민중행동·정의당 전북도당 등은 그간 누차 이 의원에 대한 법원 구속영장 발부 촉구와 함께 이 의원과 공범이라며 더민주 석고대죄를 촉구한 바 있다. 전북민중행동은 22일 성명에서도 “21대 총선에서 스스로 ‘경제 전문가’로 칭하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이스타항공을 실 지배하고, 자녀에 편법증여하며, 회사 자금을 횡령해 온 일련의 과정은 자신이 ‘경제 범죄 전문가’임을 여실히 증명했다.”고 혹평했다. 특히 민중행동은 “더민주는 이상직을 비호하며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하고, 그것도 모자라 도당 위원장으로 추대했다.”며 “범죄 행각이 속속 드러나는 상황에도 징계는커녕 자진 탈당하도록 퇴로를 열어주기까지 했다.”고 질타했다. 27일 오후에도 전주지법 앞에서는 이스타공대위와 전북민중행동, 민노총 관계자들이 ‘배임횡령·정리해고 주범 이상직 구속 처벌 및 악의적 운항중단·임금체불 진상 규명 회견’을 열고 “이상직을 즉각 구속하라.”는 구호를 외친 바 있다.

물론 이상직 의원에 대한 최종 심판은 대법원까지 간다면 상당 세월이 흘러야 한다. 그러나 법률전문가가 엄청 포진한 국회에서 체포동의안 압도적 가결은 그의 ‘불사조’ 발언 전망을 어둡게 한다. 이 의원은 현재도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장기 구속됐다는 점을 인식하고,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내용을 되새겨야 한다. 특히 많은 근로자들이 해고되고 체불로 고통받는 상황에 자신의 딸, 포르쉐 차량 사용 등을 강변한 것은 국민 정서에도 크게 어긋난다는 점을 자각해야 한다. “‘진정한 불사조’는 범법행위 없이 주변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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