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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이교영 기자

반 토막난 비트코인... 건강한 조정 vs 거품 터졌다

  • 입력 2021.05.2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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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일보]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이 고점 대비 반 토막 나며 폭락 조짐을 보이자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공포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가상화폐 업계 안팎에선 "거품론이 결국 터진 것"이라는 분석과 "가격 부담을 덜기 위한 건강한 조정"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0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5,100만 원대에서 거래가 진행 중이다. 이달 들어 연일 하락 국면인 비트코인은 전날 중국 당국의 가상화폐 경고를 빌미로 장중 4,259만 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4월 14일 장중 기록한 사상 최고가 8,199만 원보다 절반 가까이 폭락한 것이다.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 역시 이날 하루에만 38% 폭락한 260만 원까지 내리며 투자자들을 공포로 밀어넣었다. 20일 현재 340만 원까지 가격이 올랐지만 지난 12일 고점(541만 원)보다 37% 하락한 상태다. 국제시세도 곤두박질쳤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4만 달러 선에서 거래 중인 비트코인은 전날 3만 달러를 겨우 웃도는 수준까지 밀리며 올해 1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최근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약화된 가운데, 비트코인 조정의 단초를 제공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중국 당국의 경고 등 개별 악재들이 급락세를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의 정석문 이사는 "최근 인플레(급격한 물가 상승)와 그에 따른 금리 인상 우려 때문에 코인을 포함한 자산시장 전체가 리스크 오프(Risk-off) 모드로 들어간 분위기"라며 "평소 같았으면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을 만한 개별 이슈들이 조정의 빌미를 제공해 낙폭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날 급락세로 그동안 코인 시장 내에서 매수(롱) 포지션을 취했던 레버리지 거래들이 대거 청산을 당한 점도 '패닉셀'을 유도했다는 분석이 많다. 비트코인 선물의 경우 많게는 50배에 가까운 레버리지를 일으켜 단기 거래에 뛰어드는데, 연일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면서 가격 상승을 기대한 롱 포지션들이 대규모 청산거래되면서 폭락에 기름을 부었다는 얘기다.

업계 안팎에선 가상화폐의 상승 추세가 완전히 꺾인 만큼 강세장이 다시 재현될 가능성이 낮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과 미국 의회 등이 가상화폐 거품에 대해 잇따라 경고하고 나서면서 비관적 전망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금융거래 플랫폼 마켓츠닷컴 닐 윌슨 수석 연구원은"(미국 등) 서방 규제당국이 지금까지 비트코인에 느슨한 모습을 보였지만 조만간 분위기는 바뀔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해온 만큼 이를 조정 국면으로 보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른바 '불장(상승장)'을 겪은 자산 대부분 급락과 반등을 반복하며 몸집을 키워가는 만큼 가격을 더 단단하게 만들기 위한 장세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정석문 이사는 "과거 패턴을 봐도 대규모 상승과 조정과 거치며 자산 가치는 뛰기 마련"이라며 "비트코인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는 점도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하게 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가상화폐를 둘러싼 악재가 연달아 나오고 있어, 투자 심리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보유한 가상화폐를 모두 내다 판 박 모씨는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지난 2018년처럼 투자 시즌이 종료됐다는 얘기가 나돈다"며 "나온 악재들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상황을 보고,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면 다시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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