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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이진하 기자

자두, ‘영웅을 기다리며’에서 뮤지컬 배우로 변신

  • 입력 2012.10.1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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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날에도 무대에 오르려 애를 썼다”

‘대화가 필요해’ ‘김밥’ 등으로 인기를 누린 가수 자두(30·김덕은·사진)가 개성 넘치는 모습을 중화시키는 데 들인 시간이다.

지난 3월 발표한 미니음반 ‘리스토레이션(Restoration)’은 그런 변화의 하나다. 그간 들려준 재기발랄한 멜로디와 톡톡 튀는 노랫말 대신 ‘1인분’ 등 잔잔한 어쿠스틱 곡들로 채웠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막을 올린 코미디 뮤지컬 ‘영웅을 기다리며’에 출연한 것은 의외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명장 이순신(1545~1598)의 면면보다 충무공의 인간적인 모습에 주목한 뮤지컬에서 이순신을 ‘아재’라고 부르는 엉뚱한 소녀 ‘막딸’을 맡았다.

자두는 “무작정 웃기려고만 한 작품이었다면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저도 코미디 뮤지컬에 출연하는 것은 아직 때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죠. 아이러니한 상황을 통해 자연스럽게 웃음을 주는 부분이 좋았어요.”

“아픈 날에도 무대에 오르려 애를 썼다”면서 “이렇게까지 에너지를 집중한 적이 있었던가라는 생각을 들게 한 작품이다. 정말 재미있다”며 웃었다.

‘영웅을 기다리며’는 자두의 두 번째 뮤지컬 출연작이다. 2008년 방송국이 배경인 뮤지컬 ‘온 에어’ 시즌2를 통해 뮤지컬배우로 데뷔했다. “’온에어’ 때는 친한 사람들과 즐겁게 출연했어요. 이번 뮤지컬은 친분이 있던 제작감독님이 믿어주셔서 하게 됐고요. 율동만 해오다가 춤을 본격적으로 추려니 힘들더라고요. 까르르르.”

뮤지컬 때문에 올해 안에 발표하려던 정규 앨범 발매가 미뤄졌으나 덕분에 음악적인 성과를 얻기도 했다. “코드 진행 등 ‘영웅을 기다리며’의 음악이 참 잘 만들어졌더라고요. 노래도 일종의 연기인데 많은 도움을 얻었어요.”

4년 만에 복귀해서 오른 무대와 뮤지컬 덕분에 변화는 억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찾아온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최근 앨범으로 자두가 노래한 무대는 엠넷 ‘윤도현의 머스트’, KBS조이 ‘이소라의 두 번째 프러포즈’ 등 음악 라이브 프로그램과 지난 5월 음악축제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2’뿐이다. 당시 풀밴드와 함께 ‘대화가 필요해’와 ‘김밥’을 편곡해 들려줬는데 반응이 참 좋았다.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내서 낯설 수도 있는데 대중의 마음의 열리는 것이 보이더라고요. 제 노래를 듣고 저마다 추억에 잠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자두는 2001년 가수 겸 탤런트 강두(33·송용식)와 함께 듀오 ‘더 자두’ 1집으로 데뷔했다. 월드스타로 발돋움한 국제가수 싸이(35)와 데뷔 연도가 같다.

 “원래 저는 피아노를 치면서 클래식 음악을 공부하던 애였어요. 그러다 록에 빠져서 밴드하려고 했는데 어쩌다 자두로 데뷔하게 됐죠. 본래는 일본에 진출하려는 팀이었어요. 제가 그렇게 밝은 아이인줄 몰랐는데 자두로 활동하다 보니 ‘내가 밝아야 하는구나, 재미있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회의감이 들기도 했지만 그 덕에 자신이 노래할 수 있게 됐다면서 긍정했다. “싸이 오빠처럼 자신의 캐릭터를 유지해나갈 수 있다는 것은 참 좋죠. 그런데 저는 일상에 대해 노래하는 가수로 변해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해요.”

이미지 변신을 위해 이름을 바꿔 음반을 낼까도 했었다. “예전 노래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더라고요. 기존 이미지를 변화시키기 위해 안달복달하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고. 잠시 잊고 있던 것들을 찾으면서 역시 나는 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자연스럽게 예전 모습도 긍정하게 됐어요.”

뮤지컬은 이런 생각들에 음악적인 팁을 더해주는 계기가 됐다. 또 뮤지컬에 출연하면서 즐거워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예전에 에너지 넘치던 시절도 다시 떠오르게 됐다. “뮤지컬로 얻은 에너지를 새 음반에든 어디에든 잘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에는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목 한 번 푼 적도 없던 저였는데…. 지금은 정말 열심히 하고 있거든요.”

한편, ‘영웅을 기다리며’에는 뮤지컬배우 손광업, 조휘, 김지민, 이신성, 강성 등이 출연한다.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PMC대학로자유극장에서 볼 수 있다.
 
이진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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