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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범상 기자

경기도 광주시 한 전원마을의 '절규'... "나라 사업에 희생당하고 있다"

  • 입력 2021.06.0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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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세종 고속도로' 공사에 집 기울고 환경파괴
이 와중에 광주시는 '나몰라라' 추가 건축허가 
2차 사중조사 결과에 '귀추주목'

[내외일보] 김범상 기자 = 경기도 광주시 목동 일대가 난개발 논란에 휩싸였다. 목동을 관통하는 세종-포천간 고속도로 건설현장 제9공구 공사로 인해 하천이 오염되고 산림이 훼손됐으며 인근 주택이 파손됐다는 것.

특히 공사현장과 인접한 문형마을의 주민들은 수년간 이어져온 공사로 인해 삶의 질을 포기했다고 하소연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과거 마을을 둘러싼 목리천은 가제와 도룡뇽이 서식할 정도의 1급수 수질을 자랑했지만, 해당 공사현장에서 흘러나온 토사로 목리천은 흙탕물이 된지 오래다. 현재는 가제와 도룡뇽은 물론이고 각종 야생화들도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문형마을 주민 A씨는 "문형마을은 광주시가 환경보전을 위한 취지로 민간개발하고 정식등록한 전원마을이다. 하지만 지금은 환경보전 전원마을은커녕, 회복 불가능한 환경파괴의 상징이 되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광주시는 애초 문형마을 개발의 취지를 잊고 난개발을 방치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해당 사안은 세종-포천 고속도로 공사로 인한 문제인 만큼, 민원이 제기되면 시행사인 한국도로공사와 시공사인 C건설에 민원을 전달하는 것 말고는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시공사인 C건설 관계자는 "목리천은 애초에 깨끗한 하천이 아니었으며, 우천시 토사가 흘러내리는 것일 뿐 공사현장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주민들의 의견과 배치되는 주장을 했다.  

한편 주민들은 해당 공사로 인해 환경파괴 뿐만 아니라, 거주지가 파손되고 있다는 믿기 힘든 주장도 이어갔다.

주민 B씨는 고속도로 공사 발파작업 등으로 인해 거주하던 집의 바닥이 기울고 담벼락에 금이 갔다고 하소연했다.

B씨는 "수년간 이어져온 공사 소음과 비산먼지는 어떻게든 견뎌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 보니, 집의 바닥이 기울어 있더라. 손주들이 놀러오면 그 기울어진 바닥에서 공을 굴리고 놀 정도다"라고 말해 충격을 주었다.

B씨는 공사가 시작된 후 지난 2020년 5월, 공사 전과 큰 차이가 없다는 1차 사중조사 결과를 통보받았다.

하지만 이후 1년여간 집에 변형이 생기기 시작했고, 놀란 B씨는 2차 사중조사를 신청해 둔 상태다.

주민 B씨는 "나라의 사업을 위해 일방적으로 희생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2차 사중조사가 객관적으로 이루어져 국가가 자신의 피해를 알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현재 B씨의 주택 주변으로는 신축건물 건설이 한창이다.

B씨의 집과 불과 1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는 여러 채의 신축건물들이 골조작업을 마쳤거나, 건축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

B씨는 "안그래도 집에 균열이 가고 있는데 1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공사가 2건이나 진행중이고, 추가로 8세대가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담당 공무원이야 규정대로 허가를 내줬겠지만 내집이 무너지기라도 한다면 나는 누구에게 하소연을 해야하나"라며 광주시의 탁상행정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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