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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고재홍 기자

[칼럼] 공사자재가 물길 막은 황당한 인재人災

  • 입력 2021.07.1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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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일보=호남]고재홍 기자=“‘노후 하수관로 정비공사’에서 콘크리트 하수관로 내부에 PVC 프로파일(경질염화비닐)을 접착시키는 모르타르 공법 직전에 장맛비로 프로파일이 거센 물살에 떠내려가 중앙동(창인동) 침수현장 400m 하류 관로에 뒤엉켜 물길을 막은 물량 등만 10여 톤을 수거했다니 며칠 사이 두 번씩 침수할 수밖에요. 이번 1·2차 침수는 완전 인재입니다.”

지난 5일 21시께 100mm 호우로 창인동 매일시장, 중앙상점가, 대전사거리-우리은행까지 중앙로 상가 앞 도로는 허리춤까지 차올랐다. “30여 년 침수가 없었는데 적은 비에 엄청 침수되다니 하수관로에 이상 있었기 때문”이라 주장한다. 6-7일 내내 집기를 씻고 장판 등을 뜯어내고 폐기물이 된 산더미처럼 쌓인 가구·의류 등이 엄청 실려 나갔다. 필자도 20여 년 익산 등을 담당했지만 이 정도 비에 허리춤까지 침수라니 이해할 수 없었고, 하수관로를 의심하던 터였다.

‘안전제일’이라 쓰인 공사 가림 막 옆에 “‘익산시 노후 하수관로 정비공사’ 공사기간 2020년 8월 20일-21년 8월 24일 발주처; 익산시청(중략)” 현수막이 걸려있다. 공무원·소방대원은 물론 김수흥 국회의원과 조용식 전 청장 등이 피해상인을 위로하고, 자원봉사센터, 익산시체육회, 해병대전우회, 라이온스, 적십자사, 임화영 명창 등이 복구에 구슬땀을 흘렸다.

독보적으로 활약한 인물이 ‘장경호(56)’ 익산시의원이다. 장 의원은 5일, 지역구가 1차 침수를 당하자 강릉에서 예정된 시의원 연수교육에도 빠지고, 새벽부터 밤중까지 복구할라, 원인 파악할라 눈코 뜰 새 없었다. 1차 침수에 맨홀 역류현상을 보고, “관로에 문제가 있다”며 하수 담당자에 “관로조사를 해 달라.”고 주문했으나 “이상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200여 상가와 일반 건물 등이 침수돼 긴급복구를 마칠 때쯤인 8일 새벽 0시 30분께 불과 46mm 적은 비에 무릎까지 차는 2차 침수를 당했다. 장 의원은 똑같은 역류현상을 목격하고, 가로 2.5m, 세로 2m 하수관로 매설지역을 도로를 따라 점검한다. 중앙우체국 상류 20m 부근 맨홀이 열려있고 인부가 서 있어 “뭐 하는 중이냐?”고 묻자 “확인 중”이라는 답변에 미심쩍어 신분을 밝히고 맨홀 아래에 진입한다. 안에서는 6명 작업자가 라이트를 켜고 뒤엉킨 프로파일을 잘라(커팅) 제거 중이었다. 1차 피해 직후, 알고도 제거 기회를 찾지 못했는지, 2차 피해를 당하고 파악해 제거 중이었는지 알 수 없다. 장 의원은 뒤엉켜 물길을 막은 프로파일 더미 제거광경을 동영상을 찍어 유튜브로 시민에 공개했다. 자칫 미궁에 빠질 수 있는 결정적 증거파악 장본인이다.

이 부근 190m 구간 중 40m는 프로파일이 관로에 부착돼 유지됐으나, 150m는 모르타르 공법 직전이어 물살에 휩쓸려 물길을 막아 2차 피해까지 당했다. 원상 유지된 40m 구간까지 철거하고, 하류에 뒤엉킨 150m 구간 프로파일 제거는 10일 새벽 4시까지 진행됐는데 24톤과 5톤 집게 차 두 대에 가득 찰 정도로 10여 톤이 넘는 엄청난 프로파일을 실려 나갔다.

“1차 피해 직후, ‘노후 하수관로 정비공사’가 진행 중인 이상이 없다던 관로가 2차 피해 후, 극비 철거는 이해할 수 없다. 시의회 특별조사위를 구성해 진상파악과 함께 책임자 문책, 배상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한탄했다. 매일시장 70여 곳, 중앙상점가 10여 곳, 중앙로 상점 120여 곳 등이 침수나 재침수 당했다. 1차 100mm에 멀쩡했는데 2차 46mm 비에 유실은 이해할 수 없다. 장 의원이나 필자나 1·2차 모두 물길을 막은 프로파일이 원인인 인재로 파악했다.

연속 두 번 침수는 행정이 “양 잃고 우리 고치는 망양보뢰亡羊補牢”나 “소 잃고 외양간 안 고치기”를 넘어 완전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다. 전주 평화동 상수관로 현장에서 폭우에 작업자 사망 사건이 열흘 밖에 안됐다. 공무원 관리감독 소홀이나 우기 철 하수공사 강행 여부, 공사 진척도, 1차 피해 후 프로파일 뒤엉킴이나 인지 여부 등 원인규명과 상가들이 생업에 종사하도록 신속한 배상이 이뤄져야 한다. 무사안일 엉터리 행정에 정헌율 시장은 피해 상인과 시민에 백배 사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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