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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 먹자" 택배노조의 '섬뜩한' 채팅방 공개

  • 입력 2021.09.04 07:38
  • 수정 2021.09.05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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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일보] 이혜영 기자 = 노동조합원들을 원망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한 40대 택배 대리점주 A씨와 관련, 실제로 노조원들이 대리점을 빼앗으려 했다는 정황이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3일 유족과 택배대리점연합회 등에 따르면 A씨가 운영하던 경기 김포 소재 택배대리점에서 일하는 노조원들이 함께한 SNS 대화방이 공개됐다.

앞서 전국택배노조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에게 대리점을 포기하라고 요구한 사실이 없다”며 “폭언과 욕설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3일 공개된 택배노조 김포지회의 SNS 대화방 내용은 달랐다.

숨진 택배 대리점 소장 A씨가 포함되지 않은 채팅방에서, 노조원 47명은 A씨에 대한 인격 모독과 욕설을 서슴지 않았다.

A씨를 지칭할 땐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붙이고 지난 6월 이 씨가 택배 운송 중 쓰러지자, "벌 받아야 한다" "나이롱 환자 아니냐"며 조롱하며 "A씨를 죽이겠다"는 말도 했다.

특히 노조원 B씨는 대화방에 “여기 계시는 노조 동지분들 때문에 A씨가 일단 대리점 포기를 한 상태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투쟁으로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됩니다”라고 썼다.

이에 노조원 C씨는 “A씨는 보냈지만 지금부터가 중요할 듯합니다. 더 힘내서 대리점 먹어봅시다”라고 답했다.

B씨와 C씨는 A씨가 유서에서 자신을 괴롭힌 노조원으로 지목한 인물들이다.

다른 노조 SNS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한 노조원이 A씨가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알리자 다른 조합원들은 “XXX끼…XX신이”, “질긴놈, 언제쯤 자빠질까” 등 욕설을 퍼부었다.

이에 대해 전국택배노조 관계자는 “대리점을 먹어보자거나 욕설을 한 대화글은 바람직한 것은 아니나 이는 모두 노조원들만 있는 SNS 대화방에만 게재된 내용”이라며 “노조가 A씨 대리점을 차지하려 했다면 입찰에 직접 참여했을 텐데 그런 정황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노조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거친 대화 내용을 올린 것이지 이를 직접적으로 A씨에게 한 것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노조는 A씨의 극단적 선택의 원인은 개인 채무 문제와 CJ대한통운이 대리점 포기를 요구했기 때문이라며 왜 모든 책임을 노조에만 돌렸는지 의문이라고 반문한 바 있다.

반면 택배대리점연합회는 “A씨는 노조원들이 자신들만의 대화창에서 욕설을 하고 압박하는 대화를 나눈 것을 알고 있었다”며 “A씨가 유서에 노조원들을 지목해 적은 것은 직간접적으로 자신을 압박한 것에 대한 원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택배노조는 노조원들이 택배 배송을 거부한 행위가 정당한 쟁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택배 당일배송 거부는 명백한 계약위반 행위”라며 “유족과 함께 법적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A씨는 지난달 30일 김포 한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중 숨졌다.

A씨가 남긴 유서에는 “처음 경험해본 노조원들의 불법 태업과 쟁의권도 없는 그들의 쟁의 활동보다 더한 업무방해, 파업이 종료되었어도 더 강도 높은 노조 활동을 하겠다는 통보에 비노조원들과 버티는 하루하루는 지옥과 같았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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