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여론조사, 조사방법·낮은 응답률·역선택 등이 한계
[칼럼] 여론조사, 조사방법·낮은 응답률·역선택 등이 한계
  • 고재홍 기자
  • 승인 2021.09.28 16: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외일보=호남]고재홍 기자=“기레기! 가짜 여론조사 만들고 얼마 받았을까?” “어떻게 A후보가 지지율 1등이냐, 다른 여론조사에는 B후보가 월등이 높던데 사기 뉴스 그만 하고 폐간해라” “저런 인간이 지지율 최고라니 말도 안 된다.” “허위 여론조사 밝혀 감옥 보내야 한다.”

주요 정당 경선후보 및 가상 대선 지지율 등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각종 댓글을 순화시켜 쓴 내용이다. 실제 훨씬 격하고 육두문자가 난무한다.

추석 연휴 친·인척 간 대선 경선후보 논쟁도 뜨거웠다. 정당·후보 지지여부에 따라 의견도 엇갈렸다. 선두그룹은 더민주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국민의 힘 윤석열 전 총장과 홍준표 의원 등으로 압축된다. 후보경선뿐 아니다. 대선 본선에서 선두그룹을 둘러싼 가상대결 여론조사도 엇갈린다. 지지후보에 따라 맘에 안 들면 ‘여론조사가 여론조작(?)’이라 매도한다.

그러나 여론조사를 통한 여론조작이나 허위발표는 엄정한 법적처벌을 감수해야 한다. 지자체장 유력후보 여론조사 결과를 특정인물에 유리하게 발표해 반년이상 투옥된 사례도 있다. ‘여론조사 방법이나 질문내용’ 등에 따라 얼마든지 지지율이 달라질 수 있다.

추석 직전, 같은 날 서로 다른 기관에서 발표된 대권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상반된 결과가 나와 논란이다. KBS 조사는 이재명 지사가 1위를 한 반면,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TBS 조사는 윤석열 전 총장이 1위를 차지해 누가 맞는가라는 논란이다. KBS는 이 지사가 10% 앞선 1위였는데, KSOI 조사는 윤 전 총장이 5.2% 앞선 1위였기 때문이다. 두 개 기관 여론조사는 무려 15.2% 차이가 날 뿐 아니라 1등이 완전 바뀌어 의문을 제기할 만 하다.

그러나 KBS는 사람(면접원)이 질문·답변하는 전화면접, KSOI는 기계로 질문하고 버튼 등 기계를 통해 답변하는 ARS라는 ‘조사방법’ 차이 때문이다. ‘전화면접’은 질문자에 자신 의중을 밝혀야하고, 녹음될 수 있어 무응답이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짙다. ‘ARS’는 재생 음성을 듣고 전화버튼을 누르는 등 질문·답변이 기계로 하므로 녹음 가능성이 없어 응답률이 높다.

여론조사 최대 한계는 낮은 ‘응답률’이다. 5-7%, 심지어 3% 응답률 조사가 공개돼 지지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의중에 맞으면, “진짜 언론으로 정확한 여론조사”라고 했다가, 반대 결과에는, “사기 치지 말라”거나 “기레기 언론”이라 매도한다.

그러나 여론조사 답변자는 열성 지지자나 정치권 주변 인사 및 관련자가 대부분이다. 응답률 5%는 20명에 한 명이 답변한다는 거다. 전화를 끊어버리는 19명 속마음을 알지 못하면 여론조사는 적극적 지지자 여론변화 추이를 알 수 있을 뿐, 무의미하다.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 및 사업자와 가족’ 등은 전화를 끊어 버린다. 권위주의 정권 시절, 세무사찰이나 공직에서 불이익 경험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낮은 응답률과 두꺼운 무응답층이 한계다. 주로 어느 정당 지지자들이 속마음을 숨기고 싶은지 알지 못하면 추세파악 자료일 뿐이다.

‘전화면접’은 주로 여권이 앞서왔고, ‘ARS’는 ‘샤이 야당’ 참여가 더 많아져 야권이 앞서왔다. ‘국민의 힘’ 전신 정당이 여당일 때는 더민주 지지자가 ‘샤이 진보’로, 정권이 바뀐 지금은 ‘샤이 보수’가 무응답할 가능성이 짙다. 특히 전화면접이든, ARS이든 무응답자가 너무 많다. 여론조사 한계다. 더민주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연장 국면일 뿐 아니라 ‘샤이 보수’가 대거 무응답층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한다. 숨은 야당 지지자들이 훨씬 많을 수 있다. 

아울러,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수많은 ‘대선·총선·지방선거’에 ‘조합장 선거’를 치러 본 국민 정치의식이 매우 높아졌다. 상대 정당 경선후보 중에 본선에서 지지정당 후보에 약한 후보를 선택하는 ‘역선택’ 가능성도 적지 않다. 대선후보 선정과 대선전망에 따른 여론조사에 일희일비 보다는 무응답층이 투표장에서 누구에 투표할지 파악해야 한다. 특히 여야는 상대정당 지지자 역선택에 따라 약한 후보가 본선에 진출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고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