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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고재홍 기자

[칼럼] 봉고파직·위리안치·손바닥에 ‘임금 왕’ 논란

  • 입력 2021.10.04 14:42
  • 수정 2021.10.0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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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일보=호남]고재홍 기자=

회사 명칭을 주역에서 따온 화천대유火天大有·천하동인天火同人 사태가 대선정국을 휩쓴다. 봉건시대 용어인 봉고파직封庫罷職과 위리안치圍籬安置에, 변학도가 여권 유력 대선 후보와 국민의 힘 대표 등을 통해 험악하게 오간다. 야권 유력후보인 윤석열 전 총장은 손바닥에 ‘임금 왕‘ 자를 적은 상태에서 토론회에 참석해 논란이다.

‘주역周易’은 주나라 때 길흉을 점치는데 쓰인 점복占卜에서 출발해 종교와 철학을 담은 유교경전으로 발전했다. 주희(1130-1200년)가 ‘역경易經’이라 칭해 오경에 속한다. ‘화천대유·천화동인’은 각각 주역이 천지만물 생성과 운행 원리를 설명하는 64괘 중 하나다. ‘천화동인’은 하늘 태양 아래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 뭉친다는 괘이고, ‘화천대유’는 이들이 천명에 따라 천하를 소유하고 다스린다는 의미다. 비과학적 내용이 대부분이다.

화천대유 大와 천화동인 同을 합쳐 대동사상이다. 천하에 큰 도가 행해져 공정해지면 어질고 유능한 자가 다스리고 모든 이가 편안히 할 일을 하며 공평히 나누고, 공동 번영·안녕과 도적 없는 공정사회를 이룬다는 내용이다. 대학 축제 대동제도 “함께 어울려 화합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대장동 의혹’으로 상대 정당이나 유력 후보를 ‘몸통’이라 몰아세운다. “대동은커녕 대이大異이고, 대도大道가 아닌 대도大盜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공정·상식·화합 대신 불공정·몰상식·다툼·분쟁으로 연일 시끄럽다.

먼저 피해를 입은 것은 국민의힘이다. 곽상도 아들 50억 수령 때문이다. 정권교체 절호 기회에 치명상을 자신과 소속 정당에 입힌 곽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했다. “다른 정치권이나 개발주체에는 없었을까?” 시각도 많다. 대장동 특혜의혹 핵심인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은 구속됐다. 대동은 없고 뇌물성 거액이 오가는 난장판에 요지경이요, 복마전이다.

여야 공방도 막말 난타전에 이전투구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달 곽상도 아들 50억 사건을 의식한 듯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50억 게임’에 참여한 사람이 여럿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숨기고 ‘몸통은 이재명’이라고 국민을 속인 죄를 물어 봉고파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기현 원내대표도 곽 의원 자녀 50억을 알고도 ‘이재명이 몸통이다’고 거짓말 해 국민을 속였으므로 봉고파직에 더해 섬에 위리안치를 명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대표는 직후 SNS에 “‘대장동 설계자’를 자처하던 이 지사가 급해지셨나”라며 “이 지사 입이 험한 것은 주지의 사실인데 저는 비례 원칙으로만 대응하겠다. 이 지사 추악한 가면을 확 찢어 놓겠다”고 일갈했다. 이 대표는 이어 “이 지사가 봉고파직이니, 위리안치니 왕이라도 된 양 언급하는데 이 지사가 자기 돈인 양 선심 쓰듯 풀었던 재난지원금은 만백성 피였고, 본인이 설계자라던 화천대유 이익금은 성남시민 기름이었다.”고 비판했다. 이몽룡이 ‘어사 출두’ 직전 읊은 시를 빗대 이 지사에 한 말이다. ”이 지사 가면을 확 찢고 나니 변학도가 보인다.​ 변학도, 이재명 지사에 말하겠다. 특검 받으시라.“고 촉구했다.

‘봉고파직’은 암행어사나 감사가 부정 관리를 파면하고 관가 창고를 잠가 업무수행을 정지 시키는 것이다. 재고물품과 장부 차이를 조사해 부정비리를 밝히려는 목적이다. ‘위리안치’는 임금이 중죄인 유배형으로 탱자나무 등 가시 울타리를 친 집 안에 가두는 형벌이다. 추사 김정희 제주 대정 유배는 절도안치絕島安置(외딴 섬 유배)와 위리안치를 합친 개념이고, 다산 정약용 전남 강진 유배는 주군안치州郡安置로 일정 고을 내에서만 왕래할 수 있었다.

윤석열 전 총장도 손바닥에 ‘임금 왕‘ 자를 쓴 채, 토론회에 참석해 논란이다. 고건 전 총리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달리 강골로 정치 초년생 이상 능숙하게 대처하는 윤 전 총장에 마이너스다. 홍준표 의원을 포함해 유력 대선후보들이 전근대적 봉건시대 용어를 사용하거나 막말로 누가 차기 대선에 당선되더라도 강력한 추진력으로 국가난제를 해결해 훌륭한 대통령이 되거나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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