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정치사회·세계
  • 기자명 내외일보

유동규, 남욱에 "니네 맘대로 해"... 뒷돈 요구

  • 입력 2021.10.24 13:44
  • 댓글 0
유동규(52·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 경기도청

[내외일보] 이희철 기자 = 유동규(52·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012년 남욱(48) 변호사에게 “공사 설립을 도와주면 대장동 민·관합동 개발의 사업권을 주겠다”고 제안한 뒤 뒷돈을 요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3일 공개된 A4 8장 분량의 공소장에는 유 전 본부장이 공사 설립 이후 “너네 마음대로 다 하라”고 하는 등 편의를 제공한 뒤 그 대가로 수회에 걸쳐 3억 5200만원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공소장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으로 일하던 2012년 남 변호사에게 “공사 설립을 도와주면 민간사업자로 선정돼 민관합동으로 대장동을 개발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2012년 당시 성남시의회 의장이었던 최윤길을 통해 남 변호사를 소개받은 유 전 본부장은 2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조례안이 통과된 후 “대장동 개발사업 구획계획을 마음대로 하라”며 편의를 제공하면서도 2주 안에 3억원을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남 변호사는 대장동 사업을 같이 추진하던 정영학 회계사, 정재창씨로부터 돈을 받아 그해 4∼8월 3억 5200만원을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했다.

검찰은 이 돈에 대해 대가성이 있다 보고 특가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A4용지 8장 분량으로 정리된 유 전 본부장 공소장에는 남 변호사 등이 공사 설립을 위해 어떤 도움을 줬는지는 적시되지 않았다.

검찰은 공사 설립 후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실제 화천대유 측에 편파적으로 일이 진행됐다는 점도 공소장에 적었다.

공소장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2014년 말부터 2015년 2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남 변호사에게 민간사업자 선정 등 각종 편의를 봐줄 것을 부탁받았다. 이후 2014년 11월 기획본부 산하에 전략사업실을 신설하고 남 변호사의 대학 후배인 정민용 변호사, 정 회계사 지인인 김민걸 회계사를 채용해 화천대유가 민간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편파심사를 하게 했다.

또 검찰은 2015년 6월 사업협약·주주협약에서도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넣지 않아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에 거액의 이익이 돌아가게 했다고 판단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유 전 본부장은 김씨에게 도와준 대가를 달라 요구했고, 김씨는 “그동안 기여를 고려해 700억원 정도를 주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700억원 전달 방식으로 ▲유원홀딩스 주식 고가 매수 ▲천화동인 1호 배당금 직접 지급 ▲천화동인 1호 배당금 김씨 수령 후 증여 등을 거론했다.

아울러 유 전 본부장이 전면에 드러나지 않도록 남 변호사가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라 주장하며 화천대유에 명의신탁 소송을 내 돈을 전달하는 방식도 논의됐다.

다만 이 같은 공소사실은 정 회계사의 녹취록과 남 변호사가 제출한 녹음 파일, 당사자들 진술에 의존해 구성된 사실관계다. 공소장에 적시한 내용도 그간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 수준을 크게 뛰어넘진 않았다. 이에 따라 향후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구체적인 물증이 없고 유 전 본부장과 김씨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혐의를 구성하는 데 중요한 부분인 공사 설립 1과정의 도움도 빠져 있다.

유 전 본부장의 변호인은 “위례 사업이나 대장동 사업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은 적이 없다”며 “김씨가 자기에게 수백억을 줄 것처럼 얘기하자 맞장구친 내용이 녹음돼 주범으로 몰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변호인 측은 특히 검찰이 핵심 증거로 삼고 있는 정 회계사 녹취록의 증거 능력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놓치면 후회할 이시각 핫이슈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