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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고재홍 기자

[칼럼] 세 번째 사시 출신, 대통령 될까?

  • 입력 2021.10.2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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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일보=호남]고재홍 기자=“소장이 세 번 대통령이 되지 않았느냐? 현직 소장을 만나봐라. 사업에 도움 될지 아는가?”

노태우 정부 말기인 1991년, 언론인이나 공무원이 자주 드나들던 옛 전북도청(현 전라감영) 인근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미모·지성을 겸비한 젊은 여성 업주에 필자가 한 말이다. 하도 콧대가 높아 누구도 밖에 불러본 적이 없었다. 몇몇이 그녀를 나오게 하면 그날 술과 음식을 풀코스로 대접하기로 약속받고 필자가 한 말이다. 도도했던 그녀는 택시로 10여km 떨어진 금천(대율)저수지 일행이 모인 가든까지 왔다. 훤칠한 키에 온화한 얼굴과 목소리로 여성들이 좋아할 소장(?)이 모셔졌다. 그녀는 눈을 반짝이며 영광이라는 자세로 소장의 일거수일투족에 감격해 했다. 필자와 자주 만나던 ‘국립공원관리소장’이었다. 소장은 마찬가지였으니 거짓말은 아니었지만 한 때 ‘(육군)소장’은 자존심 센 그녀를 불러낼 정도로 위력이 있었다. 당시 군 출신 대통령 노태우 씨는 최초 군 출신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했던 10.26 42주기 날 사망했다.

“대통령이 되려면 육사를 나오거나 상고를 졸업해야 한다.”는 말이 회자된 적이 있다. 박정희가 18년을 집권하고, 전두환을 거쳐, 87년 직선제 대선은 양김 분열로 노태우 등 군 출신이 31년을 집권했다. DJ·노무현·MB는 상고 출신이거나 상고를 거쳐 대학을 졸업했다.

이제 사법고시 출신이 3번째 대통령이 되려나? 더욱 여야 후보가 60년대 생 사시출신으로 결정되면 대거 물갈이가 이뤄질 전망이다.”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더민주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홍준표 유력후보가 사시 출신인데다 이 전 지사와 윤 전 총장은 1960년대 생이다. 운동권과는 관련 없는 이들 중 당선자가 나오면 정치권 세대교체 쓰나미가 전망된다. 

1-3대 이승만(재임 1948-60), 4대 윤보선(60-62), 5-9대 박정희(63-79), 10대 최규하(1979-80), 11-12대 전두환(1980-88), 13대 노태우(1988-93), 14대 김영삼(1993-98), 15대 김대중(1998-2003), 16대 노무현(03-08), 17대 이명박 (08-13), 18대 박근혜(13-17), 19대 문재인(17-) 대통령이다. 실질적 통치기간은 이승만 12년·박정희 18년·전두환 8년이다.

역대 대통령을 군 출신·정치인·행정가·기업인·법조인으로 완전 분류는 어렵다, 겹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승만·윤보선·YS·DJ·박근혜는 정치인, 노무현·문재인은 사시 출신 정치인, 박정희·전두환·노태우는 군 출신, MB는 기업인 출신 정치인, 최규하는 행정가로 분류된다. 서울 출신은 거의 없고, 농촌이나 산간오지 및 도서(섬) 출신이 대부분이다. 서울대 출신도 철학과 YS가 유일하다. DJ·노무현처럼 MB도 상고를 거쳐 고려대를 졸업한 유일한 대통령이다. 학력보다 끈질긴 도전과 시대적 요구에 치열하게 앞장선 인물들이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이나 해외 망명객이 해방정국을 주도했으며, 이승만은 그의 일환이다.

1987년 직선제 민주헌법으로 일곱 번째 문재인 정부 말기다. 60년 역사를 가진 ‘산업보수’ 국민의힘 전신 정당이 노태우·MB·박근혜 대통령까지 세 번, ‘민주보수’는 87년 이후 DJ·노무현·문재인 대통령까지 세 번을 각각 집권했다. 3당 합당으로 집권한 YS도 있다. 

‘시소’ 양쪽에 앉아 부패·비리·무능으로 정권이나 지지율만 오갔다. 상대가 추락하면 절로 오르는 시소효과(Seesaw Effect)다. 선택지가 두 곳밖에 없으니 국민은 참담한 심정으로 이쪽이 잘못하면 저쪽을, 저쪽이 잘못하면 이쪽을 지지할 수밖에 없었다. 성추행이나 부동산폭등은 정강정책이나 표방하던 것과 달리 여야가 없거나 ‘민주보수‘ 집권기에 더욱 심했다.

안희정·조국·박원순·김경수 등 경쟁상대가 차례로 낙마해 운이 뻣뻣한 더민주 이재명 전 지사는 중앙대법학과를, 윤석열 전 총장은 서울법대, 홍준표 의원은 고려대법대를 거친 사시 출신이다. ‘산업화·민주화’는 최소 34년 전 달성했다. 이제 공정·상식·법치라는 ‘공정화’와 ‘미래 먹거리’라는 시대적 요구에 충실해야 한다. ‘부동산 폭등과 대장동 사태’로 민심이 격랑처럼 출렁인다. 아무리 상대에 대장동 ‘몸통’이라고 강변해도, 누구를 차기 대통령으로 할지는 민심에 달려있다. 배를 띄우거나 가라앉히는 것은 국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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