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일보] 이태종 기자 = 서울 은평구의 한 주민센터 공무원이 다문화 가정을 향해 혐오가 섞인 '막말'을 쏟아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피해 가족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했다.
YTN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서울 은평구로 이사를 계획하던 A 씨는 주민센터에 외국인인 부인의 이전 등록 절차를 문의하는 과정에서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막말을 들어야 했다.
전화가 끊어진 줄 착각했던 해당 공무원은 옆자리 동료에게 "외국인 여자랑 결혼해서 더럽게 사람 짜증 나게 하네. 자기가 부끄러우니까 안 데리고 오고 싶어하는 거잖아요. 거지 같은 XX가 다 있어. 꼭 찌질이 같아. '가면 바로 돼요?' 아유 지금 왔었겠다, XX야."라고 말했다. 옆자리 동료는 맞장구까지 쳤다.
이 막말은 수화기를 타고 그대로 피해자에게 전달됐고 통화내용은 녹음됐다.
뿐만아니라 A씨에게 사과를 하기위해 찾아온 해당 공무원은 이 자리에서도 황당한 발언을 이어갔다.
해당 공무원은 "(피해자)선생님한테 하는 말이 아니고, 뭔가 정말 막 늦게까지 장가를 못 가서, (외국인과) 결혼하고 그냥 약간 애 낳는 수단으로 쓰는 것 같았거든요. 매체에서 보고"라며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을 그대로 드러냈다.
피해자 A씨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열린 공간에서 그런 식으로 외국인이나 또 외국인하고 결혼한 한국 남성에 대해서 무차별적으로 혐오성 발언을 한다는 게 한마디로 놀라웠다"라며 분노했다.
2019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키르기스스탄 출신의 부인 B씨는 더 큰 상처를 입었다.
B씨는 "남편이 저랑 결혼하기 전에 '한국 사람들은 국제결혼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면 어디 전화하면 공무원한테 욕설을 들을 수도 있다', 그렇게 말씀하셨으면 아마도 제가 결혼을 안 했을 거예요."라고 하소연했다.
한편 논란이 된 공무원이 근무했던 주민센터의 동장은 관련 내용 전체를 보고받고도, 직원을 나무랐을 뿐, 별도의 조치 없이 사건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