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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최형심 시인

[최형심의 시 읽는 아침] 유미애의 ‘하이에나의 시’ 해설

  • 입력 2022.05.16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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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에나의 시 / 유미애

 

  나무에 기대어 있었어요 어린 발톱들이 그 간결한 묘사를 다 베낄 때까지

  내 수염은 왜 자랄수록 구부러질까요 눈이 녹으면 돌멩이와 꽃이 날아들던 그의 자리는 또 다른 나무가 채울 텐데 길고 어두운 페이지가 펼쳐지면, 나는 피 묻은 연필을 꺼내어 가파른 밤을 달려야 할 텐데

  누가 이 시의 결말을 알겠어요? 내 울음소리가 비탈을 돌며 거친 발자국을 찍는 동안에도 나는, 나무가 꽃으로 덮이는 꿈이나 꿀 텐데요 꽃들이 밥그릇을 엎고 책을 찢으며 캄캄한 눈동자 너머로 날아가기만을 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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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심 시인
최형심 시인

시인은 피 묻은 연필을든 하이에나입니다. 스스로 밥그릇을 엎어버린 존재, 지독한 굶주림으로 스스로를 내모는 존재, “어린 발톱들간결한 묘사를 베끼려고 숨죽이며 기다리는 존재, “거친 발자국을 찍는울음소리를 가진 존재, 나무가 핏빛 꽃으로 덮이는 꿈을 꾸는 존재, 죽음의 냄새를 쫓는 광기 어린 존재가 바로 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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