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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고재홍 기자

[칼럼]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와 트리플 약세

  • 입력 2022.06.1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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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일보] 고재홍 기자 = 물가가 치솟는다.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지구촌이 고물가에 시달린다. 한국·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 현상에 주가·채권 가격·통화가치가 동시 약세다. 주가와 채권가격은 떨어지며 금리와 환율(원화·엔화 가치하락)은 치솟는 ‘트리플triple 약세’가 심화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세계금융시장 썰물 조짐으로 원유·가스·석탄·밀·식용유 등 오르지 않는 것이 없다. 우크라이나 해바라기유 공급이 중단되자 팜유·올리브유·카놀라유 등도 급등했다. 그러자 국내 경관용 유채의 식용유 제조 방안이 부각됐다는 소식이다.

휘발유·경유 등 기름 값 고공행진으로 리터ℓ에 각각 2천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폭을 법적 최대한도인 37%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한다지만, 결국 재정부담이다. 한국은 원유 한 방울 나오지 않고, 식량 수입국이다. 각종 원자재 가공수출로 세계 10위 경제대국 반열에 올라 엄청난 파고에도 비교적 잘 견디고 있다. 그러나 서민들은 다르다. 김치찌개·갈비탕·냉면·자장면·칼국수 등이나 치킨은 물론 과채류 등 오르지 않은 품목이 없다. 원유가 배럴에 30불에서 120불로 폭등하면 4배만 오른 것이 아니다. 1불에 1090원에서 1290원 이상으로 환율폭등 되면 훨씬 많은 원화를 지불해야 한다.

관세청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6월 1~10일 수출은 150억6900만 불로 작년 동기 172억6100만 불에 비해 12.7% 줄었다. 이 기간 수입은 210억6400만 불로 작년 동기 대비 17.5% 늘어 6월 들어 열흘 무역수지 적자만 59억9500만 불이다. 올 들어 6월 10일까지 전체 무역적자는 138억2200만 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8년 전체 무역적자 132억6741만 불과 비슷하다. 연간 최대 무역적자는 IMF 직전인 1996년 206억 불로 현 추세라면 2022년 이를 훨씬 상회할 조짐이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심각한데 자원빈국이니 고가에 사들일 수밖에 없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이 잘 돼야 하나 워낙 수입 원자재가 많고 가격이 높아 무역적자가 눈덩이다.

지구촌 금융시장을 주름 잡는 미국은 물가를 명분으로 고금리 정책을 편다. 한국 등지에서 주식 등을 대거 사들이던 상승국면에서는 코로나를 명분으로 대거 저금리 정책으로 경기활성화에 방점을 찍었다. 직전 문재인 정부 저금리 정책과 맞물려 부동산이나 주가가 폭등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대거 상향하는 긴축정책으로 회귀했다. ‘양적 완화’ 정책으로 대거 살포한 달러를 거두기 위해 ‘양적 긴축’에 나섰다. 통상 0.25% ‘베이비 스텝baby step’으로 기준금리를 조정하던 미국 연방준비은행제도(Fed)는 지난 5월 ‘0.5% 인상’하는 ‘빅 스텝big step’을 밟았다. 이달 15일에는 기준금리를 0.75% 재차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을 단행했다. 연준은 특히 7월 0.75% 다시 인상하는 ‘더블 자이언트 스텝’도 예고했다.

물가를 잡기 위한 명분이지만, 한국 등 지구촌을 긴축으로 몰고 간다. 세계 금융시장에서 주식 등을 고가에 팔만큼 충분히 매도했다는 반증이다. 금융시장에서 달러를 대거 회수하고, 기준금리까지 빅스텝·자이언트 스텝을 거듭하면, 한미 기준금리 격차로 달러가 대거 유출될 수 있다. 주가는 하방압력으로 더욱 하락하고, 환율은 더욱 폭등(원화 평가절하)하면 자산가치는 떨어지고 물가만 오르는 악순환이다. 수입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무역수지도 악화될 수 있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대거 인상할 수밖에 없다. 물가를 잡자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대폭 올리면 2년 전 초저금리를 활용해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음)·빚투(대출로 투자)’로 부동산을 사들인 대출자 원리금 상환액이 급증한다. 경기침체도 우려된다. 그대로 놔두면 달러 유출로 물가가 폭등해 서민들이 죽어난다. 금융시장에 문(장벽)이 없는 한국경제 딜레마다.

“갈 길은 먼 데 해는 저물고, 배는 고픈데 빚쟁이만 몰려오는 일모도원日暮途遠에 호랑이와 구렁이만 우글거리는 형국이다. ‘난마亂麻처럼 악재들이 뒤얽혔다.

다만, 한국경제가 기초가 튼튼하고 규모도 확대돼 국가경제는 잘 견딜 것이다. 문제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高인지, 3苦인지에 시달릴 서민이다. 정부의 현명한 대책이 아쉬운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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