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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수첩
  • 기자명 박창석 기자

<기자수첩> '6070' 우리들은

  • 입력 2015.12.23 10:37
  • 댓글 0

60, 70년대의 다방은 사랑방 역할을 했다. 모닝커피를 마시고 출근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점심을 먹은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다방을 드나들곤 했다. 이들의 대화 내용은 집안일부터 직장, 나랏일까지 소재도 다양했다.
 
한마디로 말해 예전의 다방은 서로 간의 소통의 장소 역할을 했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 함께 일하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의 모임 장소가 되기도 했고, 맞선을 보는 곳이기도 했다. 그 당시에는 새 건물이 생기거나 신시가지가 생기면 다방이 꼭 하나 생기곤 했다. 젊은이들이 모이는 음악다방도 이때 성행했다.
 
나이든 사람들이 지역 여론을 만들어내는 장소로 활용되는 다방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다방이 점차 사라지면서 젊은이들만 상대로 한 이름도 낯선 외국 브랜드의 커피숍들만 곳곳에 들어서 있는 실정이다.
 
젊은 사람이 갈 곳은 늘어나지만, 반면 나이든 사람이 갈 곳은 많지 않다. 마땅히 갈 곳도 없어지면서, 목용탕, 경로당, 복덕방이 나이든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가 돼가고 있다.
 
한편 직장인들이 복도에서 주고받는 대화를 복도통신이라고들 한다. 직장 내 사소한 소식도 복도통신원들이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흘러나온다.
 
그런가하면 지역의 정치 통신은 목욕탕, 복덕방, 경로당에서 만들어진다. 사람이 모이는 곳이 대화의 장소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실정이다.
 
이곳에 모인 이들은 6·25를 겪은 사람에서부터 4·19, 5·16 유신체제, 12·12, 6·29까지 격정의 세월을 체험한 사람들이다. 그러다 보니 말도 많고 탈도 많다. 따지고 보면 보수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다. 월남전과 중동 진출에 직접 참여해 외화를 벌었던 세대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보수적 성향의 사람이다 보니 먼저 새롭게 뜯어 고쳐나가는 것을 별로 주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현재 상태를 그대로 잘 유지하고 소폭 개선해 나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나이 탓도 있겠지만, 남북으로 갈라진 땅덩어리와 같이 여·야로 갈라져 이념 논쟁을 일삼고 있는 정쟁의 세태를 안타깝게 생각하고만 있다.
 
옛날 우리들은 박력 있게 살려고 노력했었는데, 그때 참으로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경로당, 목욕탕, 복덕방에서 한 시대를 함께 살아온 이들이 그 시절을 찬미하는 목소리가 애잔하게 흐를 것이다. 그들의 소통과 화합의 가르침이 영원히 우리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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