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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고재홍 기자

<칼럼> 시장 한 번 출마 해봐요!

  • 입력 2016.01.2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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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이 80여일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그러나 익산 갑을 지역구의 두 명의 국회의원 선거도 중요하지만 시민의 관심은 ‘시장 재선거’에 집중됐다. 금배지는 임기 4년이고, 시장은 박경철 전 익산시민연합 대표의 시장 잔여임기로 2년2개월여에 불과한데도 말이다.

시장 재선거 입지자로 거론되는 사람만 10여명이다. 이전에 신문에 오르내리다 상황이 여의치 않거나 처음부터 출마보다는 이름만 알리려는 듯 슬그머니 물러선 인물까지 합치면 무려 15명 안팎이 물망에 올랐다.

호남 민심이반을 나타내듯 여당인 새누리당은 철옹성鐵甕城처럼 하나인데 범야권 정당은 헤아릴 수 없다. 정당과 민심까지 분열되니 시장과 국회의원 입지자만 우후죽순이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요, 오늘 친구가 내일의 적이다.” 재미있는 정치판에 웃기는 정치꾼들이 적지 않다.

주로 호남을 기반으로 한 범야권 정당만 <더민주(문재인), 국민의 당(안철수), 국민회의(천정배), 통합신당(박주선), 신민당(박준영), 민주당(김민석), 정의당, 노동당, 무소속, 칩거파(손학규. 정동영)> 등 10개 분파로 ‘구분십열九分十裂‘의 모래알인데 시장후보도 마찬가지다.

공천 받기도 쉬워져 공천장도 값어치가 없을 전망이다. 점포와 노점상처럼 정당이 급증한 원인도 있지만 시장 입지자까지 늘어난 데는 박경철 전 대표와도 관련이 많다. 익산시민연합 대표로 시민운동 외에는 수십년 간 확실한 직업도 없이 지방선거에서 이한수 당시 새정련 공천후보에 맞붙어 가까스로 이겼다가 16개월 시장 직을 수행하다 허위사실 공표혐의로 벌금 5백만원 확정판결에 낙마했다. 위법시장으로 판명났지만 박 전 대표도 시장을 하는 판에 “누구라도 시장을 못할 것인가”라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동네 슈퍼의 가맥 모임이나 회사대표, 혹은 시의원과 도의원만 만나면 “김 사장! 시장 한 번 출마해 봐요, 표만 받으면 시장인데 그 사람보다 못할 것이 뭐요”라거나 “의원님! 시장 도전해 봐요. 의원님이 그간 시장 보다 떨어지는 것이 뭐요”라는 말이 공공연히 오갔다.

30만 시장이 헐값이다. “저런 사람이 시장이면 나도 못할 게 없다“는 분위기에 편승해 이번 기회에 이름이나 알려보자는 듯, 시의원과 소규모 회사사장들도 신문에 오르내렸다.

선거가 80여 일 밖에 안 남았는데 “더민주 이춘석 익산갑 의원이 김수흥 국회 국토교통위 수석전문위원을 전략공천 한다”는 논란으로 2선의 이한수 전 시장이 반발해 “익산갑 총선에서 이춘석 의원과 한 판 승부를 걸지 모른다”는 보도에 이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더민주 노경환 예비후보가 언론보도를 근거로 이 의원에 “직권남용 및 공직선거법 위반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자료제출을 요구한다”며 “시장은 시민이 뽑는 것이지 이춘석 의원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이 의원을 상대로 대검찰청 공안부와 협의해 법적절차를 밟겠다”는 논란으로 확대됐다.

조만간 이한수 전 시장의 거취표명이 예상되지만 현재 ‘더민주’ 입지자는 이한수 전 시장과 이원일 도당 부위원장, 김병곤 전 도의장, 노경환씨, 김수흥 전문위원 등 5명이나 김 위원은 이번 사태로 출마를 접을 것으로 예상된다.

천정배 ‘국민회의’ 후보로는 정헌율 전 부지사가 거론되지만, 인기가 급상승한 안철수 ‘국민의 당’으로 출마를 선회할 가능성도 짙다. ‘국민의 당’에서는 이영훈 전 익산참여연대 익산대표이자 우리들 치과 원장이 유력후보로 거론되며, ‘새누리’에서는 최행식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현 새누리 도당 부위원장인 황정택씨도 거론된다. 무소속은 원광대법학전문대학원 김은진 교수(여)가 출마선언을 했다. 그냥 10명이다. 몇 달 전, 언론에 오르는 것을 즐기는 듯 한 인물까지 합치면 15명이다. 피선거권만 있으면 누구나 출마가 가능하다지만 30만 시장이 이렇게 시세가 없어서야 될 법인가? 뒤죽박죽 지방자치제 모순이 총체적으로 드러난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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