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중근 적십자사 총재는 14일 오전 적십자사 본사 강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판문점 적십자채널을 통해 대한적십자사 명의로 북측 조선적십자회에 이같은 내용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유 총재는 "이산가족의 염원을 담아 오늘 오전 판문점을 통해 저의 명의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제의하는 대북 전통문을 전달하고 있다"며 "전달여부는 확인되는 대로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유 총재는 먼저 오는 20일 개성이나 문산에서 적십자 실무접촉을 갖자고 북한에 제안했다.
유 총재가 보낸 전통문에는 그간 남북의 적십자가 이산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온 점을 상기시키고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조속히 진행되기를 기대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유 총재는 "이번 제의를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성사되고 나아가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 방안을 포함한 남북간 인도적 현안문제를 협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북한 적십자회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실무접촉이 성사되면 올해 봄 이산가족 상봉과 이후 상봉 정례화 문제가 구체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유 총재는 "한 달 정도 준비기간이 끝나면 봄에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과 뜻을 담아서 보냈다. 그 일이 이뤄지길 바란다"면서 "3월 봄에 상봉이 이뤄졌으면 하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정부 들어 이산가족 상봉은 2009년 9월과 2010년 10~11월 추석에 이뤄졌다.
최근 남북적십자회담은 2010년 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그해 10월 26~27일 이틀간 개성에서 열렸다.
이후 지난해 3월 예정됐던 남북 적십자 실무회담은 남한으로 귀순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 4명의 처리 문제를 놓고 남북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