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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고재홍 기자

<칼럼> 지글지글 끓는 폭염, 물렀거라!

  • 입력 2016.08.1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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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국장 / 고재홍


  =지글지글 끓는 폭염이 30여 일째 계속된다. 가뭄은 한 달반 째다. 비라도 내리면 며칠 숨을 돌리고 훨씬 시원할 텐데 비도 없다. 입추가 8월 7일인데 그냥 지나쳤다. 간악한 일제에 해방된 8월15일, 광복절도 폭염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지글지글 끓는 폭염, (족한 줄 알거든) 물렀거라!”라는 제목의 칼럼을 14일에 써 놨는데 아무래도 바람이 이상하다. 이대로 송고했다가 중간에 비라도 엄청 내리면 16일자 게재될 칼럼은 엉망이 된다. 폭염이 계속될 경우에 맞춰 썼기 때문이다.


그런데 광복절 아침부터 해가 사라지고 온통 구름이더니 비가 내린다. 폭염에 비도 없어 밭작물이 타 들어가는 상황에 반갑기 그지없다. 그러나 언제 그치고 폭염이 계속될지 모른다. 기상예보는 다음 달 중반까지 더위가 계속된단다. 9월15일이 음력 팔월보름인 중추절仲秋節(추석秋夕)인데 봄가을이 없어지고 여름에서 겨울로 가나보다. 춘하추동 4계절이 하동夏冬 두 계절로 굳어지나?


1994년 이후 최악의 폭염暴炎이란다. 폭서暴暑의 서暑는 ‘태양 아래 사람‘이니 ’불탈 염炎’이 훨씬 덥다. 炎은 염과 같으니 온통 불이다. “사납고 해롭다.“는 ‘폭暴‘까지 앞에 붙어 폭염이니 얼마나 더운가?


이열치열以熱治熱이나 피서避暑는 있으되 이염치염이나 피염避炎이란 말도 없다. 일사병도 늘어 볕에 나갔다가는 머리가 “띵~”하고 돌 정도다. 출입처도 가기 어렵다. 나도 더워 죽겠는데 상대방은 오직 더울까? 폭염에 자료를 요구하고 묻기도 민망하다.


지난 겨울 폭설에 봄여름, 비가 자주 내려 저수지는 가득 차 벼농사는 좋겠으나 밭작물과 수목이 말라간다. 폭염에 폐사한 가축만 수백만 마리다. 노약자의 폭염 환자도 적지 않다. 부채는 사라진지 오래이며 선풍기도 별 효험이 없다. 집집마다 에어컨만 켜둘 수밖에 없어 위축된 경기에 가정용 전기 누진세 논란이다.


반면, 폭염특수도 대단하다. 에어컨이나 빙과류, 치킨과 맥주(치맥) 판매가 급증하고 전북지역의 경우, ‘전국8대 오지’라는 완주군 동상면과 고산천 계곡, 운주계곡은 물론 해수욕장마다 개장시기 연장을 검토할 정도로 대호황이다. 시원한 편의점과 커피숍도 인산인해다. 과일판매도 늘고 애꿎은 닭과 개만 폐사된 것도 모자라 사람 목구멍으로 줄기차게 넘어간다. 도서관과 서점도 마찬가지이고 시원한 은행과 증권사도 사람들로 넘쳐난다. 폭염의 신풍속도다.


폭염의 근원이 중국 대기 영향이라지만 크게 보면 태양에 있다. 태양, 즉 해의 수명은 120억년인데 탄생 45억년이 지났고, 앞으로 45억년은 제대로 타기 시작해 훨씬 뜨거워진단다. 이후 소멸돼 간다는 천체과학자들의 주장이다. 해나 달은 지구에서 보면 거의 같은 크기이지만 해의 질량은 지구의 33만 배이니 달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지구에서 달은 38만여 km가 떨어졌고, 해는 1억5천만km나 떨어졌으니 해는 달보다 4백배나 멀다. 그렇게 멀리 떨어진 태양이 폭염으로 한반도를 달군다.


경북 경산시 최고기온이 40.3도로 1942년 8월 1일 대구의 역대 최고 기온 40도를 넘어섰다.


그런 태양이 앞으로 45억년을 제대로 타면 어떻게 될까? 섭씨 1백도가 되기 전에 인류는 멸망한다. 때문에 “지구를 떠나라.”는 말처럼 태양열을 피해 다른 별로 탈출하는 영화도 만들어졌다.


몹시도 더운 2016년 여름이다. 폭염이 지글지글 끓다가도 일제에 해방된 광복절임을 아나 보다. 아침부터 상당한 비가 내리다 그쳤으나 하늘은 온통 구름이다. 무려 한 달여를 비조차 내리지 않으니 고추, 콩, 땅콩 등 온갖 밭작물에 잔디와 수목까지 말라간다. 사람들과 동·식물을 괴롭힐 만큼 괴롭혔으니 1백mm 가량 비를 두 번 정도만 내리게 하고 물러간들 어떠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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