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수첩
  • 기자명 박종하 기자

<기자수첩> 가성고처원성고(歌聲高處怨聲高)

  • 입력 2016.10.24 10:12
  • 댓글 0

[내외일보=충남] 박종하 기자 = 위 제목에 인용된 춘향전의 구절은 노래 소리 높은 곳에 원망소리도 높다는 뜻으로 변학도의 생일날 암행어사 이몽룡이 즉석에서 지은 시이다. 헌데 요즘 논산에선 당시의 시가 연상되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논산시는 인구가 13만 명도 채 되지 않는 도농도시로서 재정자립도가 겨우 18.3%에 그친다. 이는 전체 재정의 82%는 도비나 국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불안정한 쌀값을 올려 달라 투쟁을 벌이던 한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생명을 잃는 사건까지 벌어져 온 나라가 시끄럽다.

헌데 논산시는 최근 시민의 날 행사에 특정 가수를 초빙하여 공연을 하기 위한 필요경비로 무려 23천만 원을 책정했다. 일반미 무려 2000가마에 상응하는 가격이다. 가수의 노래 소리 높은 곳에 시민들과 농민들의 원망 소리가 높아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식솔들은 의식주도 제대로 해결이 안 된 상황에서 가장이란 작자가 고급차에 명품을 휘감고 외상으로 해외여행이나 다니는 격이니 통탄할 일이다. 먹고 살 문제가 막막한 식솔들은 음악 소리에 흥이 날 기력조차 없다.

세계적인 경제난 속에서, 논산시의 재정상태는 국내는 물론 도내에서 조차 하위권이다. 그런 상황에서 풍악을 울리는 데만 혈안이 된 철딱서니 없는 가장 논산시는 춘향전의 구절을 새기며 식솔들의 거미줄 친 입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보길 간절히 바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놓치면 후회할 이시각 핫이슈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