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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고재홍 기자

<칼럼> 새만금1/5평가(부지하세월부지하예산)

  • 입력 2017.03.27 11:11
  • 수정 2017.03.2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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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에 5조가 들어갈지 10조가 들어갈지 끝나봐야 압니다. 처음부터 5조·10조하면 EPB(경제기획원, Economic Planning Board)가 새만금을 착수하겠습니까?”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이 김제로 이주 전인 농진공 새만금사업단 익산청사를 출입했던 1990년대 초·중반, 필자 질문에 공무책임자가 ‘비보도非報道’를 전제로 한 답변이다. 새만금을 전북발전 기폭제로 생각하고 “예산이 적다.”는 기사만 마구 써댔으니 사업단과 관계도 좋은 편이었다. 당시 농진공에서 구획정리를 완료한 반듯한 농지를 다시 “‘대구획 경지정리’하는데 평(3.3㎡) 당 8-9천원 드는데 30km 방조제와 1백여 km 방수제를 축조하고 농로개설·포장, 용·배수문, 용·배수로, 제염(염기제거)작업, 산단조성 등을 하는데 1억2천만평 간척에 평당 1만원 꼴인 1조3천억으로 가능하겠습니까?“라는 나의 의문에 대한 답변이다. ”처음부터 ‘예산축소’를 엄청 했다“는 말이다. 그러나 1조가 얼마나 되는지 감도 못 잡던 시절, ”5조가 들어가던 10조가 들어가던 지역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알고 ‘예산확대‘ 기사를 마구 써댔다. 2004년이면 전북이 돈방석 위에 오를 줄 알았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새만금 상류인 ‘계화도’ 간척공사 직전에 집에서 1km 떨어진 바닷물에서 수영을 하고, 계화도 간척을 지켜봤으며 초기 새만금사업단을 출입한 필자가 이런 정도니 바다를 모르는 언론인이나 공무원이 어떨 것인지 훨씬 후에 깨달았다. 훗날 용도가 바뀌어 1억2천만 평을 가두는 방조제와 방수제, 농지와 산단, 공항과 항구, 관광개발, 도로와 철도, 수질개선 등이 망라된 ‘초대규모 토목현장’에 총체적 분석과 비판하기에는 언론인이나 공무원이나 환경단체나 한계가 있고 역부족이던 시절이었다.

“아차 큰 일 났구나. 높은 갯벌은 일제와 박대통령 시절 간척을 끝냈고 대부분 썰물에도 땅이 드러나지 않는데다 강을 가두고 내부에서 땅을 쓰는 ‘국내최초’ 간척이라는 점을 간과했다. 밀물과 홍수가 만나면 어떻게 되지”라는 생각이 퍼뜩 떠오른 것은 98년 쯤이다. “강이 바다로 흐르면 수질개선도 필요 없는데... 무슨 공사를 이렇게 하지”라는 판단이 들었다.

예상대로 공무책임자의 5조10조는 조족지혈에 족탈불급이었다. 물가인상으로 ‘전체예산’은 늘 수 있으나 새만금은 ‘잔여예산’이 폭증했다. 지난해까지 총 10조가 들어갔으나 농지조성도 안됐다. 전북발전 사업으로 포장된 ‘군사정권 대선후보 공약‘(?)임도 간과했다. 전북인은 농사도 공장도 수산·양식업도 관광개발도 못한 채, 한 해 4천억 수산물 생산감소를 초래했다. 모든 공정은 대형건설업체 독차지이고 한 해 6천억 이상이 들어가도 서해투석西海投石이다.

익산 왕궁에 돼지 수십만 마리에도 김제 심포에서 백합을 먹는데 지장이 없었는데 전주·익산 등 130만 명이 사는 만경·동진강을 덜컥 가두었다. 공사물량이 천문학적으로 폭증했다. 1급수인 용담댐 용수를 유입시킬 대간선수로까지 만들어졌는데 강을 가두어 수질개선에 3조를 탕진했다. 새만금 예산은 3인 가족 기준 도민 한 가족에 4천만원을 줄 25조까지 늘어났다.

이것도 과정이다. 방조제와 방수제, 도로는 ‘선線‘이다 1억2천만평 ’면적面積‘에 선 몇 개를 그린 것이다. 일류선수(?)인 새만금사업단은 조용한데 초보자인 새만금개발청은 장밋빛 청사진만 남발한다. 한 해 1조 투입을 장담하거나 2백조 대기업 유보금 유치 대선 예비후보 언급도 나왔다. 어차피 ’뻥튀기‘이니 크게 치고 보자는 식이다.

간단히 알아보자. 동서2축 16.47km에 준설토와 사석은 1166만㎥가 들어간다. 단순도로인데 3409억이 들어간다. 이의 60배인 7억㎥ 매립으로 도로만 만들어도 20조가 넘는데 전기·가스·통신, 상·하수도, 공업용수도와 폐수로, 정화시설, 매립장과 소각장 등 무수할 공정이 남은 산단과 농지조성은 어떨까? 공항, 항구, 철도, 고속도로 등 무수한 공정을 감안하면 최소 50조는 훌쩍 넘을 것이라는 견해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고, 얼마가 들어갈지 알 수 없다. 50조가 들어갈지 1백조가 들어갈지 끝나봐야 안다.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에 부지하예산不知何豫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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