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칼럼
  • 기자명 고재홍 기자

<칼럼> 제무시(GMC) 트럭과 한국GM!

  • 입력 2018.02.21 16:14
  • 댓글 0

1960-70년대에는 ‘제무시’ 트럭이 유명했다. GMC(제무시)는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사가 1912년부터 생산한 트럭 상표다. GM은 본사가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 있다. 한국에는 1944년 생산된 ‘제무시’가 해방 직후 미군과 함께 들어왔다. 강력한 힘과 높은 차체로 산악 등 가파른 경사에 적합했다. 달구지(우마차) 외에 차가 흔치 않던 시절, 엄청 인기였다. 6·25 때 한국에 밀려왔다. 휴전 후, 한국인에 넘겨진 제무시는 GMC(지엠시) 발음이 변형돼 통칭 ‘제무시’다. 조선말, '운산 금광' 채굴권을 가진 미국인들이 조선인이 금을 손대려 하면 "no touch(노터치: 손대지 마!)"라 한 것에서 금은보화를 ‘노다지’로 변했다던 것과 흡사하다.

6-70년대 비포장 길을 달리던 제무시다. 열쇠가 아닌 ‘만卍‘자 절반인 ㄣ 형태 쇠파이프를 트럭 앞 구멍에 넣고 마구 돌려 시동을 걸기도 했다. 당시 대단한 인기여서 꽁무니를 따르는 아이들로 넘쳐났다. 1970년을 전후해 예식문화도 바뀌어 전통 결혼식은 ’구식‘, 예식장 결혼은 ’신식’이라고 해 부모와 신랑신부와 의견대립도 많았다. 마당에서의 구식과 달리 신식은 비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적재함에 하객을 싣고 “축祝 결혼結婚”이라는 마름모 붓글씨를 양쪽에 붙이고 대나무 가지 잎사귀와 띠 색종이로 치장한 제무시가 지나가면 “신식결혼인가 보네!”라며 부러워하던 시절이다.

‘한국GM’은 다국적기업 GM그룹 한국법인으로 2002년 GM과 대우자동차(주), 산업은행 계약으로 설립됐으며, 대우자동차(주)를 인수해 출범했다. 한국GM은 그간 군산공장과 부평공장 및 창원공장을 운영해 왔다.

‘제무시’로 한국인에 정겹던 GM이 5월말까지 군산공장 폐쇄를 선언하며 전북은 물론 중앙 정치권까지 소용돌이다. 발표시점도 절묘하다. 6·13 지방선거 4개월 전인 2월 13일로 설 연휴 직전이다. 정치인(권)마다 전북을 찾거나 중앙에서 달콤한 ‘말의 성찬盛饌’과 ‘언어의 유희遊戲’가 난무하나 그들도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전북도민들도 “‘메뚜기도 한철’로 지방선거를 의식한 맞춤형 립 서비스(?)”라는 것을 더 잘 안다.

미국에서 한때 “제너럴 모터스 이익은 미국 이익”이라는 말이 유행했던 것처럼 트럼프는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의식한 듯 “한국GM이 구조조정 첫 조치를 발표했다. (내가)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듣지 못할 소식이다.”며 “디트로이트로 돌아올 것”이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GM도 가관이다. 투자비보다 많은 액수를 본사로 빼돌렸다는 ‘먹튀 논란(?)’을 빚은 GM은 한국에서 연 50만대라는 적은 생산물량을 배정한다는 방침이어 부평·창원공장도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정부에 조兆 단위 지원 요구했다는 보도다. 자칫 국민혈세가 외국계 ‘밑 빠진 독‘에 쏟아 붙고 먹튀와 지원요구를 반복할 수도 있다. 그런 GM이 미국 공장에는 3천억을 투자했다는 보도까지 나와 결국 본국으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특히 정부가 자금을 지원해도 부평과 창원공장만 유지하고 군산공장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처럼 폐쇄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때문에 군산시나 도내 정치권은 “정부 자금지원은 ‘군산공장 재가동’을 전제로 할 것”을 강력 촉구했다. 심지어 “도내 인물 몇몇 요직에 기용되면 뭐 하느냐?”며 “소외와 낙후의 근본적 개선은커녕 악화된다면, 정권교체 보람은 어디에서 찾는가?”라는 볼멘소리도 적지 않다.

상당수 노조도 문제다. 젊은이 취업난과 비정규직 저임금은 도외시하고, 고액봉급 ‘귀족노조’가 임단협 협상에서 파업과 농성이 연례행사다. 전북도와 군산시 및 정치권도 LH 진주 일괄배치, 사기극으로 도의회가 결론 낸 새만금에 23조를 투자한다던 삼성 MOU, 군산조선소 폐쇄처럼 서명이나 항의방문을 계획하거나 자신의 노력을 알리는 홍보자료 등 구태의연하다. 정부도 군산을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과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을 추진해 군산공장 폐쇄가 기정사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설상가상에 엎친 데 덮친 격”인 군산시와 전북도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놓치면 후회할 이시각 핫이슈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