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별은 너의 것이 아니다 / 김종해
떨어지는 잎을 보며 슬퍼하지 마라
외로운 별 그 안에 와서
사람들마저
잠시 머물다 돌아가지 않더냐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것이든 사라져 가는 것을
탓하지 마라
아침이 오고 저녁 또한 사라져 가더라도
흘러가는 냇물에게 그러하듯
기꺼이 전별하라
잠시 머물다 돌아가는 사람들
네 마음속에
영원을 네 것인 양 붙들지 마라
사람 사는 곳의 아침이면 아침
저녁이면 저녁
그 빈 허공의 시간 속에서
잠시 안식하라
찰나 속에서 서로 사랑하라
외로운 별은 너의 것이 아니다
반짝 빛나는 그 허공의 시간을
네 것인 사랑으로 채우다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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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가고 있습니다. 12월의 달력은 겨울나무에 위태롭게 매달려있는 마지막 잎새 같아서 보고 있으면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계절을 다 살았으니 낡은 해는 보내주는 게 맞는데도 그 시간과 작별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시인은 우리에게 너무 미련 갖지 말고 “아침이 오고 저녁 또한 사라져 가더라도/ 흘러가는 냇물에게 그러하듯/ 기꺼이 전별하라”고 말해줍니다. “사라져 가는 것을/ 탓하지”말고, 시간이란 그저 “빈 허공”의 것이니 “그 허공의 시간을/ 네 것인 사랑으로 채우”면 그만이라고 토닥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