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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생명존중, 모두가 함께 실천해야

  • 입력 2012.07.2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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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울산광역시에서는 한 가정의 가장이 가족들을 모두 밖으로 내보내고 거실 소파에 방화해 자살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보도되는 내용을 검색해보면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자살과 관련된 사건이 포함돼 있다. 매스컴에서 연일 보도되는 것처럼, 자살은 이제 단순히 한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주인공 이름에서 유래했다는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는 유명인의 자살이 있은 후에 유사한 방식으로 잇따라 자살이 일어나는 현상을 말하는데, 우리 사회에 이 베르테르 효과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듯하다.  

정보의 바다라고 일컬어지는 인터넷을 통해 자살자의 인적사항, 자살의 원인과 방법, 장소 등 상세한 자료가 공개되면 자살을 시도하려는 자에게 더욱 많은 자극과 정보를 제공하게 돼 자살률이 평소보다 급증하게 되고, 그 보도를 다루는 매체의 수가 많을수록 모방자살(Copycat Suicide)을 촉발시키는 등 파급효과도 커진다고 볼 수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해 우리나라에서는 1일 평균 42.6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연간 사망자 255,403명 중 자살자는 15,566명으로 전체의 6.1%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비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의 사망원인 중에서 1위인 암, 2위인 뇌혈관 질환, 3위인 심장 질환에 이어 자살이 4위를 점하고 있다.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마감하는 일, 보통 사람들로서는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행동일 수도 있지만, 극단적인 고통을 잊고 싶고 자신에게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치명적인 유혹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 중, 헤쳐 나가기 어려운 위기와 역경 앞에서 그 고통을 잊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한번쯤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단 한번이라도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 수는 겨우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이 자살을 시도하는 데에는 가정불화, 경제문제, 학교성적, 인간관계, 질병 등 다양한 원인이 있고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낼 자신의 능력과 주위에 정서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을 때 자살을 시도함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자살의 원인은 상황적, 심리적, 정신의학적, 사회적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따라서 예방활동도 다양한 측면에서 전개돼야 할 것이다.

먼저 청소년들에게는 물질 만능과 성과 위주의 가치관에서 벗어나 생명의 소중함과 정신적 가치가 존중되고 있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여야 한다. 인생에는 고통과 어려움이 있게 마련이고 이를 이겨 나가는 과정이 바로 삶이요, 인격 성장의 기회임을 받아들이도록 가르쳐야 한다. 이와 함께 가정의 붕괴현상에 제동을 걸고 가족의 정서적 유대를 강화해야 한다. 또 우울증이나 약물중독 등 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 가족간의 갈등이나 이혼, 별거 등으로 인한 외로움을 겪고 있는 사람 등 자살 위험성이 높은 사회계층을 따뜻하게 감싸는 사회분위기가 중요하다. 의학적 측면에서는 자살 시도를 했던 사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심각한 질병이 있는 것으로 판명된 사람을 위한 적극적 치료와 상담활동이 필요하다.

이렇게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되어야 할 자살 예방활동은 어느 한 기관이나 단체 또는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니어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국가는 정책을 통해, 종교계는 가르침을 통해, 언론계에서는 건전한 여론 형성을 통해, 사회단체는 봉사를 통해 그리고 이웃과 동료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통하여 극단적인 선택의 기로에 있는 사람에게 새 희망과 의지를 북돋워주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이 안타까운 현상을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할 것인가? 생명존중, 모두가 함께 실천해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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