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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안전은 의식(意識)이 아닌 습관(習慣)

  • 입력 2012.08.0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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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저명한 학자의 말에 의하면 세계 10위권에 드는 경제 대국 중에서 남의 나라를 침범하지 아니하고 식민지 건설을 하지 않은 국가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며 그토록 짧은 기간에 경제 성장을 이룬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밖에는 없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을 외국에서는 모범사례로 인정하면서 한국을 배우고자 하는데, 정작 우리 스스로는 우리의 위대한 업적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자원 빈국이라고 한다. 산업사회에서 꼭 있어야 할 석유는 한 방울도 나지 않으며 한 때 왕성하게 생산이 이루어지던 석탄마저도 극히 일부만이 생산될 뿐이고 그 외에 철강을 비롯한 원자재도 거의 수입에 의존하는 극히 기형적인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국가이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 하에서 경제개발을 이루어 세계적으로 부유한 국가가 된 것을 보면 그야말로 기적이나 다름이 없다고 할 것이다.

사업차 방글라데시를 자주 왕래하는 지인에게 전해들은 말을 들으면서 묘한 생각에 빠진 일이 있었다. 방글라데시라는 나라는 해발 고도가 낮은 평야지대이기 때문에 매년 수해를 겪으면서 살아가는 가난한 국가로, 그 나라 정부에서도 경제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인구 밀도가 높아서 외국의 원조에 크게 의존하는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국토는 진흙과 같은 뻘로 형성돼 비만 오면 하루가 다르게 지형이 바뀌는 등의 극심한 자연재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 경제개발이 쉽지 않은 원인이 그러한 기후풍토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도로건설과 건축물 축조를 위해 꼭 필요한 모래나 자갈과 같은 골재가 거의 생산되지 않아서 그마저도 수입에 의존한다고 하니 어려울 만도 하다.

생각건대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온 천지에 널려있는 것이 자갈이며 모래였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풍족하게 생산되는 지하자원은 시멘트였다. 지금도 아무 땅이나 파 보면 모래와 자갈을 얼마든지 얻을 수 있으나 이제는 환경문제 등 다른 문제로 채취가 곤란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는 그러한 건설자재가 풍부하게 생산돼 지금의 경제성장의 근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 스스로가 이루어 낸 불모지에서 이룬 엄청난 기적을 보면서 이제는 외형적인 경제 규모에서는 선진국을 자처하는 대한민국이 됐음에 틀림이 없어 보이는데 이제는 세계사적 지위에 걸맞는 우리 내면의 모습을 다져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특히 화재를 비롯한 각종 재난현장에서 대하는 우리 국민의 안전의식 수준을 보면서 선진국의 경제수준이나 선진 국민다운 면모를 갖추기 위해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도시가스가 보급돼기 이전에 LPG가스통을 오토바이에 걸쳐놓고 아찔한 운전을 하면서 겁없이 질주하는 그런 모습을 많이 보아왔는데 외국인들은 그 모습은 폭탄을 싣고 다니는 정도의 위험으로 인식했지만 우리는 전혀 아무런 생각 없이 바라본 기억이 난다.

어찌해 그렇게 튼튼하게 건설된 다리와 건물이 무너지는가? 엄청나게 튼튼해 보이는 대형크레인이 힘없이 무너지고 잘 달리던 버스에서 왜 가스가 폭발한단 말인가?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의식 저변에 깔려 있는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2011년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24천불로 세계 31위이지만 지난 한해 동안 교통사고로 5,229명, 화재사고로 263명이 사망하는 등 안전사고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 각 기관에서 많은 홍보와 교육을 통해 각 분야별 안전을 강조하지만 이제는 안전을 지식으로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지식보다는 몸이 먼저 움직이는 습관화가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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