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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김상환 기자

[기자수첩] 구로구청, 임대아파트 '삶의 질' 파괴... '합법적 왕따'?  

  • 입력 2020.10.20 17:08
  • 수정 2020.10.21 23:26
  • 댓글 17

5,000여 세대 단지내 24시 세차장, 정비공장이 웬말?
임대아파트 아닌 고가아파트 단지였다면?

김상환 기자
김상환 기자

[내외일보] 김상환 기자 = 구로구청의 탁상행정으로 천왕동 소재 임대아파트 주민들의 '삶의 질'이 파괴당했다.

5,000여 세대가 밀집한 임대아파트 단지내에 외제차 정비공장과 24시간 세차장이 허가 운영되고 있는 것.

이곳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발생되는 소음과 조명 공해에 수많은 입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며 구청에 민원을 제기해왔지만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판에 박힌 답변만 돌아올 뿐이다.

급기야 각종 지역커뮤니티 등에는 고통을 견디다 못해 결국 이사를 결심했다는 절절한 사연들도 종종 올라오고 있는 상황.

그도 그럴것이 세차장과 정비공장은 외부 유입차량 증가와 소음 등으로 인해 기피시설로 분류된다. 특히 세차장에서 들려오는 각종 소음들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나마 낮시간에는 어떻게든 견뎌낸다 할지라도 불과 50여 미터 떨어진 24시간 세차장에서 들려오는 고압세척기와 진공청소기 소리는 수많은 주민들의 밤잠을 매일같이 설치게 한다.

더욱이 외제차 정비공장과 세차장 이용객들은 대부분 외부인이다.

한 주민은 "여기 외제차 끌고 다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라며 "세차장도 타지에서 고급승용차를 끌고와 한밤중에 굉음을 내며 질주하는 경우가 다반사다"라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주민은 관리사무소에 불편을 호소했지만 "시끄러우면 허가를 내준 구청에 가서 따지라"는 반응만 보였다.

구로구 천왕동 아파트 단지 내 영업중인 24시 세차장
구로구 천왕동 아파트 단지 내 영업중인 24시 세차장

어쩌다 이런 '민폐'시설이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 떡하니 자리잡을 수 있었을까?

주민들은 "이곳이 임대아파트가 아닌 고가의 아파트 단지였다면 구청에서 절대 사업장허가를 내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서초구청은 2013년 보금자리주택 부지 주변에 아우디 정비공장 건축허가를 취소한 사례가 있으며, 금천구에서는 주민들의 반발로 벤츠 정비공장 건축허가취소 관련 재판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세대의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로부터 '왕따'를 당한다는 기가막힌 뉴스가 충격을 준바 있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임대아파트로 구민들의 표심은 챙겼지만, 정작 그들의 '삶의 질'에는 애초에 관심조차 없었던 건 아닐까?

임대아파트 주민이라는 이유로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는 건 아닐까?

구로구청은 천왕동 임대아파트 주민들을 상대로 '합법적인 왕따'를 가하고 있는 건 아닐까?

구로구청의 진정성 있는 대안모색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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