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문] 선암사 ‘차 체험관 철거소송’ 대법원 판결에 대한 대한불교조계종 입장
[입장문] 선암사 ‘차 체험관 철거소송’ 대법원 판결에 대한 대한불교조계종 입장
  • 이수한
  • 승인 2021.01.13 15: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외일보] 이수한 기자 =

입 장 문

지난 2020년 12월 24일 대한불교조계종 선암사가 제기한 ‘차 체험관 철거소송’상고심에서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으로 환송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본 소송은 선암사의 법적 등기소유권자인 대한불교조계종 선암사로부터 토지사용 승낙을 받지 않고, 권원이 없는 불법 무단 점유자인 태고종 선암사 주지로부터 토지사용 승낙을 받아 대한불교조계종 선암사 소유의 토지상에 순천시가 건립한 ‘차 체험관’을 철거하라는 내용으로 지난 2011년 대한불교조계종 선암사가 제기한 사건입니다.

이와 같은 대한불조계종 선암사의 소 제기에 대해 2014년 4월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은 원고 승소판결을 내린 바 있으며, 피고 순천시가 항소한 사건에 대해서도 지난 2015년 6월 광주지방법원 항소부 또한 피고 순천시의 항소를 기각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이후 피고 순천시와 보조참가인으로 참가한 태고종 선암사는 2015년 6월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상고가 제기된 2015년 6월 이후 대단히 이례적으로 약 5년 6개월 동안 사건을 방치하다가 지난 2020년 12월 24일 선고를 하였습니다.

선암사는 국가법에 의해 대한불교조계종에 귀속된 전래의 사찰입니다.

우리나라 전래사찰은 특정 시대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나 조직의 소유물이 아니라 우리나라 고유의 공적 자산이기에 오로지 재단적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특정 시기의 사람들이 임의로 그 자산의 성격이나 지위를 변동시킬 수 없는 것은 명확한 사실입니다.

전래의 사찰은 역사적으로 조선시대에도 국가제도로 직접 통할하거나 국가에서 위임한 단체에 의해 관리되어 왔으며, 일제강점기는 물론 현재에도 나라의 공적 자산으로 계승되어 왔습니다. 그러하기에 전래의 사찰은 사찰령이 폐지되고 불교재산관리법으로 대체한 이래 오로지 국가법에서 정한 규정과 절차, 심사를 거쳐 등록한 단체에 귀속되고 관리되어야 하는 것이며, 선암사는 이러한 국가법(불교재산관리법)에서 정한 규정과 절차에 따라 대한불교조계종에 합법적으로 귀속된 것입니다.

국법에 의해 대한불교조계종에 귀속된 선암사만이 진실한 실체이며, 동일한 자산으로 하는 다른 법적 실체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대한불교조계종 선암사의 적법한 권한행사는 부정하고, 오히려 1970년도에 창종한 태고종이 아무런 법적 권한 없이 선암사를 장기간 점유하고 있는 것을 합법화하는 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대법원은 권한 없이 선암사를 점유하며 거주하고 있는 태고종 승려들에 의한 착시적 현상에 집착하여 사찰령 및 불교재산관리법의 규정과 의미, 내용에 대한 깊은 성찰 없이 표피적인 판단을 한 것입니다.

순천시의 ‘차 체험관 건립공사’는 절차적으로도 심각한 하자가 있습니다.

순천시가 대한불교조계종 선암사 경내지에 건립한 차 체험관은 그 과정에서도 불법적으로 건립되었습니다. ‘전통사찰보존법’에 따르면 전통사찰의 경내지에서 건조물의 신축ㆍ증축ㆍ개축 또는 폐지의 경우 반드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또한 동산 및 부동산의 대여ㆍ양도 또는 담보 제공의 경우에는 소속대표단체 대표자의 승인서를 첨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순천시는 2007년 대한불교조계종 선암사 경내지에 ‘차 체험관’을 건립하면서 등기소유자인 대한불교조계종의 사용승낙을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전통사찰보존법 상의 문화체육부장관의 허가 또한 받지 않음으로써 법에서 정한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심각한 하자가 있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한국불교 1,700년의 역사와 전통을 계승한 유일한 종단입니다.

일제강점기시 일본은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말살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사찰주지 자격인 비구계 수지 조항을 삭제함으로써 한국불교의 전통과 정체성을 말살하고 일본 불교화를 본격화 했습니다. 일제 강점기와 해방 이후에도 대부분의 전래 사찰들이 한국불교의 전통과 정체성에 심각한 혼란을 겪어야 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독신 비구승들을 중심으로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고 한국불교 전통과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정화운동을 벌였습니다. 그 결과 지금의 대한불교조계종이 한국불교의 역사와 전통을 오롯이 계승한 유일무이한 종단임을 정부로부터 인정받게 된 것입니다.(1969년 2월 문공부, 재산관리인 해제와 조계종 임명 주지에게 선암사 사무인계. 1969년 10월, 통합종헌 유효 대법원 판결, 1972년 8월 문공부, 태고종 선암사는 부존재하고 선암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소속 사찰이라는 내용의 확인서 발급 등)

대한불교조계종은 민족의 문화유산인 전래사찰 선암사의 온전한 보존과 계승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러나 태고종이 불법적으로 점유 및 거주하며 대한불교조계종 선암사의 운영과 관리를 극렬하게 저항해왔던 상황이 지속되어 왔기에, 재산권자로서 사찰운영과 관리는 불가피하게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1970년 문공부가 선암사의 재산관리인으로 승주군수(현 순천시장)을 임명한 이후 재산관리인을 해임한 2011년까지 41년 동안 지속적인 대한불교조계종의 재산관리인 해임요청에도 불구하고 재산관리인의 권한을 행사한 이유 또한 대한불교조계종의 권한 행사가 제한적 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재산권자로서 대한불교조계종 선암사의 운영과 관리를 제한적으로 행사해 왔던 것은 선암사 입주로 인한 물리적 충돌과 그에 따른 사회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대한불교조계종의 깊은 고심도 반영되어 있었습니다.

광주지방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한국불교가 전래된 지 1,700여년입니다. 1,700여년의 역사 속에서 한국불교가 현재에 전승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한국불교는 민족 고유의 문화자원인 한국불교의 정체성과 전통성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희생을 치러 왔습니다. 한국불교가 이처럼 많은 희생과 인내를 감내하며 오늘에 이르게 된 이유는 불조 이래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고자 하는 역대 조사스님들의 가르침과 그 면면에 흐르는 한국불교의 정체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광주지방법원은 이러한 1,700년 한국불교의 역사와 전통이 훼손되지 않고,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지켜왔던 유일한 계승자인 대한불교조계종의 합법적인 지위와 권원을 잘 살펴봐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국가법에 따라 정상적으로 인정받아왔던 대한불교조계종 선암사의 정체성을 올곧이 이어 한국불교의 정통성이 상실되지 않고 확립해 나갈 수 있도록 지혜롭고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불기2565(2021)년 1월

대 한 불 교 조 계 종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