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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사회·세계
  • 기자명 김상환 기자

女중사 사망 18일 만에 고개숙인 서욱

  • 입력 2021.06.09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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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일보] 김상환 기자 = 9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는 공군 여군 부사관 성추행 피해 사망 사건을 둘러싼 군의 부적절한 대응을 질타하는 성토로 가득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의 대국민 사과에도 사퇴 요구가 빗발쳤으며,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공군 20비행단을 아예 해체하라는 주문까지 나왔다.

서 장관은 이날 오전 열린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 인사말을 통해 이번 사건과 관련, “국방부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인 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회유·은폐 정황과 2차 가해를 포함해 모든 분야에 걸쳐 철저하게 낱낱이 수사해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성추행 피해자 이모 중사가 숨진 뒤 18일 만에 나온 사과다. 서 장관은 또 이번 사건 인지 시점에 대해 “5월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황공유방에 ‘단순 사망건’이 올라온 것을 인지했다”고 말했다. 발언으로 미뤄볼 때 서 장관이 ‘성추행’ 보고를 전혀 받지 못했으며, 이 중사의 사망 직후에도 ‘단순 사망’으로 처음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군내 보고체계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방위원들은 자진사퇴를 거론하며 서 장관을 압박했다.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은 회의장 앞에서 서 장관 사퇴를 요구하며 시위을 벌이기도 했다. 이채익 의원은 “서욱 국방부 장관도 그만둬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신원식 의원은 “(이 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고 18일이 지났다. 이 사건이 셜록 홈즈가 나서야 할 정도로 어려운 사건이냐”고 따져 물었고, 성일종 의원은 “국가 권력에 의한 타살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당사자인 권인숙 의원을 국방위에 투입해 첫 질의를 맡겼다. 권 의원은 “여군을 동료나 전우로 생각하지 않고 술자리 꽃처럼 부르는 일이, 성추행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군의) 기형적인 폐쇄성을 깨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서 장관에게 “진상규명에 직을 걸라”고 주문했다.

7일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고(故) 이모 중사의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헌화하고 있다 . 뉴시스
군 사법제도 개혁 주장도 나왔다. 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보통군사법원을 폐지하자”면서 지휘관의 회유 혹은 협박이 없어지려면 일반법원에서 일반 검찰과 경찰이 수사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이성용 참모총장 사퇴 이후 공군을 이끌고 있는 정상화 공군참모차장을 향해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곳이자 이모 중사가 숨진 충남 서산시 20전투비행단을 해체하라고 요구했다.

한 의원은 이번 성추행 사건 연루자들이 고교 동문이라는 점도 폭로했다. 그는 “지금 이 레이더 정비반 반원은 전부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라며 “고교 선후배가 같은 부서에 보직을 받아서 그 안에서 이뤄지는 일들이 완전히 폐쇄적으로 외부에 노출되지 않아 온갖 부조리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추행 사건을 수사 중인 국방부 검찰단과 국방부 조사본부는 합동으로 이날 충남 서산시 20전투비행단 군검찰, 공군본부 검찰부, 공군본부 법무실 내 인권나래센터를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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