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일보] 이지연 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시장님 명"이라는 내용이 담긴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의 사퇴 압박 관련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전날 황 전 사장으로부터 지난 2015년 공사 사장 집무실에서 유한기 전 본부장과 대화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제출받았다.
녹취록에서 유 전 본부장은 사표 제출을 거절하는 황 전 사장에게 "사장님은 너무 모른다. 순진하다"고 말하며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일"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언급된 '시장'은 당시 성남시장인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로 추정된다.
유 전 본부장의 이같은 발언이 실제 이 전 지사의 지시를 의미하는지, 단순히 사퇴를 거부하는 황 전 사장을 압박하기 위해 한 말인지는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녹취록에서 언급된 네 사람, 즉 유한기 전 공사 개발사업본부장,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 그리고 이재명 경기도지사(당시 성남시장)의 연결고리 파악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황 전 사장은 지난 24일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사장 신분이었음에도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실세는 유동규 전 본부장이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전 사장은 유 전 본부장을 실세라고 판단한 이유로 "사장도 참석하는 확대간부회의나 경영전략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며 "유 전 본부장은 '바쁘다'는 이유만 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재명 전 지사는 전날 퇴임 기자회견 이후 "황 전 사장은 우리가 모셔온 분이고, 유한기 전 본부장 추천으로 들어온 외부인사"라며 "그만둔다며 인사를 하러 왔을 때 '왜 그만두나'하고 생각했다. 아쉬웠던 기억"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