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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예술
  • 기자명 고재홍 기자

전통·현대, 동·서양이 공존하는 한국 결혼식 변천사

  • 입력 2021.12.2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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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 『두 가지 스타일의 한국 결혼식: 전통과 현대의 이중주』 발간

 

[내외일보=호남]고재홍 기자=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에서 ‘전통식 결혼식’과 ‘현대식 결혼식’이 공존하는 한국의 결혼식 문화를 민속학·인류학·사회학 시각에서 살핀 『두 가지 스타일의 한국 결혼식: 전통과 현대의 이중주』(주영하 외 지음)를 발간했다.

대표 저자 주영하 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교수)는 “2010년대를 중심으로 한국의 결혼식 문화에 대한 현상학적 사실을 현지조사와 문헌연구의 방법을 사용해 민속지(ethnography)로 재구성하고 그것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오늘날 한국 사회적 논쟁거리인 결혼식 문화 실상을 파악하고 그 대안을 민속학·인류학·사회학 시선으로 도출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집필의도를 밝혔다.

이 책은 지난 100여 년 사이 정착된 한국 결혼식 변화양상과 형식, 혼례를 둘러싼 논의과정과 결과, 혼례 복식과 음식 등 결혼식을 구성하는 중요지점을 구체적으로 살피고 그 의미를 분석했다.

오늘날 ‘결혼식’ 하면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결혼예식장에서 서양식 예복을 입은 두 사람이 주례자 앞에서 본식을 치르고 난 뒤에 온돌방에서 한복을 입고 폐백을 드리는 풍경은 생각해보면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이 뒤섞인 묘하고 특이한 광경이다.

이러한 ‘동서양 결혼식 문화 융합체’인 한국 결혼식은 19세기 말 서양 선교사 도래와 함께 서양식 혼례가 소개돼 우리나라 전통혼례와 접목된 이후 변화를 거듭한 결과다. 

혼례복식은 ‘혼례를 위해 필요하다고 여겨지거나 직접 사용되는 신랑·신부 의복과 장식 모두’를 가리키는데 이 책에서는 ‘웨딩드레스’와 ‘한복’에 주목했다.
 
웨딩드레스는 혼례 시각적 상징물이며, 혼례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일종의 기호로 신부 ‘자기만족’과 ‘타인 시선 의식’이 투영돼 있다.

특히 웨딩드레스를 입고 치르는 본식은 모든 하객에게 개방되어 있고 주목의 대상이기 때문에 ‘가성비價性比(가격 대비 성능)’에 대한 평가에서 매우 후하다.

이에 비해 폐백에서 입는 한복 가성비 평가는 매우 경직돼 있다. 폐백이 가족 중심 폐쇄적 의례이기 때문에 타인 시선을 의식할 필요가 없을 뿐 아니라, 신부가 신랑 친척에 공식적 인사를 드리는 자리인 폐백이 동등한 혼인 관계와 동떨어져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혼인에 대한 사회적 규범과 기대는 점점 변화하고 있다.

성聖과 결부되고 풍부한 상징과 종교적 성격을 가지고 있던 혼례는 세속화되고 상품화됐으며, 이제 성스러운 하나 의례라기보다는 이벤트로까지 여겨진다.

그럼에도 혼례는 여전히 한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치르는 일생의례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임은 부정할 수 없고, 그것이 오늘 우리가 ‘결혼’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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