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일보] 이혜영 기자 = 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한의 지령을 받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했다며 '빨갱이 두목'이라고 주장한 최우원 전 부산대 교수가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1일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최 전 교수의 상고심에서 벌금 7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최 전 교수는 박 전 대통령 탄핵과 19대 대선 때 문 전 대통령이 2002년 16대 대선 당시 전자개표기 조작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당선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문 전 대통령이 북한의 지령을 받아 박 전 대통령 탄핵 음모를 꾸미고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도 구속했다고 말했다.
최 전 교수는 19대 대선이 끝난 뒤 문 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서 미국을 방문한 2017년 6월28일 당시 미 백악관 앞에서 “President Trump, don’t meet fake President Moon, spy of North Korea!”(트럼프 대통령님, 북한의 간첩인 문 전 대통령을 만나지 마세요!)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서 있었다. 같은 해 7월 초엔 한 유튜브 채널에서 19대 대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1심은 최 전 교수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명예훼손 혐의 등을 인정해 1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최 전 교수는 변론과정에서 사건과 관련이 없는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에 상당 부분을 할애하는 등 확신범과 비슷한 태도를 보인다”며 “자신의 신념을 형성하기 위해 충분한 연구나 검증을 거쳤는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2심은 1심보다 줄어든 벌금 750만원을 선고했다. 1심은 빨갱이, 북한 간첩 발언이 증거를 통해 진위를 판별할 수 있는 ‘사실 적시’에 해당하므로 명예훼손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표현의 대상이 된 사람이 취한 정치적 행보나 태도를 비판하기 위한 수사학적 과장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1심을 뒤집었다.
한편 최 전 교수는 2016년 자신의 전공 수업 시간에 부산대 학생들에게 노 전 대통령의 대선 조작 증거를 찾아오라는 과제를 냈다가 논란이 불거져 파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