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일보] 김상환 기자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이 황홀경에 빠져있다고 직격했다. 이어 윤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밖에 없다며 윤 대통령을 향해 "정치 상황을 자꾸 법률 잣대로 다루려 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김 전 위원장은 8일 오후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윤 대통령에 대해 "지금도 내가 보기에는 황홀경에 빠져 있다고 본다"며 "거기에 내가 대통령인데 내가 마음대로 다 할 수 있다는 이런 자신감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에 당선되면 순간에 구름 위로 올라가버린다"며 "구름 위에는 항상 태양이 떠 있으니까 항상 자기가 뭐든지 다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 건데 그 환경에서 빨리 벗어나야 정상적인 정책을 수행할 수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걸 누가 끌어내릴 수가 있느냐"고 반문한 뒤 "주변에서 그런 걸 자꾸 조언을 해서, 예를 들어 대통령한테 대통령이 얘기하는 걸 '그렇게 해서 안 됩니다' 이런 얘기를 하는 분들이 있어야 되는데 대부분 보면 대통령의 말에 다 순응하는 사람들만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진행자가 '한동훈 장관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나'라고 묻자, 김 전 위원장은 "내가 보기에는 할 수 있으면 한 장관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위원장은 "'그렇게 하시면 안 됩니다' 얘기를 하는 장관이나 참모가 참 1%도 안 된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이어 "내가 듣기로는 한 장관이 검사 시절에 자기가 소신에 거역되는, 수사하는 과정 속에서 상급자가 뭐라고 얘기를 해도 전혀 그걸 수긍을 안 했다더라"라며 "그런 자세가 있다면 자기가 보기에 이렇게 하시면 안 되겠다고 판단하면 거기에 동의 안 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한 장관 팬덤이 형성됐는데 혹시 나중에 별의 순간이 오지 않겠나'라는 질문에 "그거야 한 장관이 앞으로 직책을 수행하면서 어떻게 국민의 눈에 비치느냐에 따라 본인도 별의 순간을 잡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검사 생활에 젖었던 걸 너무 강조를 하지 않아야 한다"며 "이 정부가 제일 관심을 가져야 할 게 정치 상황을 자꾸 법률 잣대로 다루려고 그러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