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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정부와 집권당이 국민의 지지를 잃은 이유

  • 입력 2011.12.05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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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논설위원 이 상 용

수출과 같은 거시경제지표가 나쁘지 않고 국제신용평가기관의 평가도 양호한데 왜 현 정부와 집권 한나라당이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야당인 민주당이 지지를 많이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도 대안이 되지 못하고 사람들은 제3의 정치세력이 나타나기를 바라는가. 한미FTA를 맺어 수출 시장을 획기적으로 넓혔는데,  4대강 공사를 마쳐 외국에서 벤치마킹을 할 정도로 성공했는데 왜 몰라주는가 걸까. 

결론적으로 말해서 그런 일을 잘못했다고 한 게 아니라 국민 대다수가 가장 불안해하는 서민 살림 형편이 어려워지고 일자리 창출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여야 정치인들은 마치 경쟁이라도 벌이듯이 이구동성으로 ‘복지’를 말하는데, 국민들을 ‘바보’로 여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국민들은 복지 수혜는 일시적이며 오히려 나라 살림을 거덜 낼 뿐만아니라 결국 얼마 있지 않다가 중단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지금 국민연금과 의료보험도 많은 적자로 혜택 축소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 판에 무슨 돈으로 또 복지를 하겠다는 것인가.

일부에서는 소위 ‘버핏세’라고 하여 부자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거둬 복지를 할 모양인데, 이는 세상을 만만하게 보는 소치라 생각한다. 부자는 스스로 감동하지 않고는 돈을 내놓지 않는다. 돈을 잘 내는 보통 사람들이다. 아니면 부자를 ‘협박하여’ 돈을 뺏어야 하는데 그리하면 부자는 돈을 감추어버리거나 세금을 안 낼 만큼만 돈을 번다. 스웨덴이 그랬고 프랑스가 그랬다. 부자는 ‘달래서’ 돈을 스스로 내게 해야 한다.

그리스 사태를 보자. 그리스의 서민들은 잘 받고 있던 복지 혜택이 난데없이 중단된 꼴이었다. 그리스 정치인들과 부자들은 다 먹고 살만한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은 국가가 망해도, 복지 혜택이 없어도 별로 큰 타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정부만 믿고 각종 복지 수당으로 오랫동안 생활 계획을 꾸려왔던 사람들은 하루 아침에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일부 논자들은 그리스 국민들을 나무라는 듯한 표현을 쓰기도 한데, 서민들이야 주는 돈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인기 영합 정책을 남발한 정치인들이야말로 혹독하게 비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원래 복지는 가만히 놔둬도 수혜자가 자꾸 늘어나게 돼 있다. 어느 한쪽을 주면 반드시 다른 쪽도 ‘왜, 나는 안 주는가?’하고 요구한다. 필자는 직업 상 많은 공청회와 세미나를 가게 되는데, 결론은 정부 지원을 달라는 것으로 끝난다. 스스로 노력해서 재원을 마련해보겠다는 곳은 한 군데도 보지 못했다. 물론 도저히 혼자 힘으로 생활을 하기 힘든 사람들에 대해서는 인간적 품위를 지킬 수 있을 만큼 충분하게 복지 혜택을 줘야 한다. 그러나 복지 혜택의 남발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멀쩡한 사람도 일단 복지 혜택을 받으면 거기에 맞춰서 생활하게 돼 있다. 복지가 늘면 나라 살림이 점차 어려워지고, 결국 복지 축소라는 말을 슬슬 나오게 되고 급기야는 어느 날 복지를 중단하는 ‘부도’ 사태를 맞게 되는 것이다. 한국인은 이런 사태를 불과 10여 년 전인 1997-8년 외환위기에서 겪었다. 우리 국민들은 국가 부도가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잘 알고 있다.

한국인에게 지금 가장 절실하게 원하는 것은 일자리이고 시중에 돈이 돌아 바닥경제가 풀리는 일이다. MB정부는 대기업 중심 정책에 함몰되면서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했다. 즉 성장하면 자연스레 일자리를 는다는 논리인데, 이것이 불완전한 가정이라는 사실을 전문가들이 지적했음에도 외면했다.

대기업 수출 증가는 코스트 절감으로 귀결되기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드는 모순에 빠진다. 대기업의 신규채용 증가는 사실상 중소 하청기업 납품가의 ‘마른 수건 짜기’ 덕분이라고 봐야 한다. 다시 말해 대기업 신규직원 채용 증가는 중견간부들의 조기퇴출과 보이지 않게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는 구조조정, 비정규직의 증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피폐화에서 비롯된 간접효과로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잘하고 있는 대기업을 끌어내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아니다. 강조하건대 정부는 대기업은 이제 그만 돌봐주고 하루빨리 일자리 창출과 서민경제 중심 정책으로 돌아서야 한다. 아직 총선과 대선까지 시간은 많이 남아 있다. 우리 국민은 선량하기 때문에 조금만 잘하면 금세 잊어버린다. 아무런 경험도 없는 제3 세력에게 정권을 넘겨주면 국가 경제가 더 위험에 빠지지않을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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