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서울
  • 기자명 김성환 기자

'갯벌의 보고' 전남, 국제연구센터 3년째 표류

  • 입력 2011.12.05 16:16
  • 댓글 0

4대강 사업에 밀려 국비 320억 지원 뒷전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인 전남 갯벌의 가치와 보전의 필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으나 정작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전문연구기관 설립은 3년째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4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는 세계적인 갯벌인 서해갯벌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신안군 지도읍에 국제 갯벌연구센터 건립을 추진해 오고 있으나, 예산난으로 3년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체 400억원의 예산 가운데 국비 320억원이 단 한 푼도 확보되지 못하면서 건립 프로젝트는 첫 단추조차 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는 "실시설계와 기초공사를 위해 160억원을 우선 반영해줄 것"을 국토해양부에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 지원은 지난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제로 상태다.

'전남 갯벌'은 1036㎢로 전국 갯벌의 42%, 습지보호지역은 5곳 113㎢로 전국 52%를 차지하고 있어 갯벌 연구와 네트워크에 최적지라는 점이 집중 부각됐지만 예산 반영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전남을 주축으로 한 서해갯벌이 네덜란드·독일·덴마크를 삼각축으로 한 북해, 캐나다 동부, 아마존 유역, 미국 동부 조지아 연안과 더불어 세계 5대 갯벌 가운데 하나로 인정받고 있는 점도 연구센터 설립이 시급한 이유로 대두되고 있으나, 국비 지원은 수년째 겉돌고 있는 실정이다.

도 관계자는 "전남 갯벌 대부분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와덴해 3국(독일, 네덜란드, 덴마크)과도 3년째 국제워크숍을 통해 갯벌에 대한 효율적인 연구와 기술증진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국내 갯벌 1번지인 전남에 국제 수준의 연구센터를 세우는 것은 지역을 넘어 국가적 과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도는 특히 갯벌이 '쓸모없는 땅'이나 '개발대상지'가 아닌 하천과 해수 정화, 홍수조절과 함께 철새 서식과 같은 생태적 가치가 높을 뿐더러 해양생태 체험장으로서의 역할과 관광문화 자원으로서의 기능도 크다고 보고, 추경 예산을 통해서라도 건립비 지원이 절실하다는 판단이다.

이런 가운데 순천만을 비롯, 보성, 진도, 무안, 신안 등 5개 습지보호지에 대한 내년도 관리예산도 10% 가까이 삭감돼 사업 축소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도는 습지보전과 일자리 창출, 관광 자원화 등을 위해 2개 습지에 대한 보호구역 추가 지정을 추진 중인데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로 직·간접적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닌지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장과 농업, 조선소 등으로 갯벌이 갈수록 줄고, 훼손도 고민거리로 떠오른 마당에 4대강 예산에 묶여 갯벌과 습지 보전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어 안타깝다"며 "1차적으로는 갯벌 보전, 2차적으로는 갯벌의 산업화를 통한 소득증대를 위해 전문 연구센터 건립은 서둘러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김성환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놓치면 후회할 이시각 핫이슈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