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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고재홍 기자

임실 의견과 풍산개·진돗개 및 코끼리와 낙타

  • 입력 2022.11.0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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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정치판 싸움을 ‘이전투구’에 비유한다. 말로는 국민이나 실제 ‘정권연장 및 탈환’이 목표인 정치꾼 탐욕은 끝이 없다. ‘고관대작과 호의호식’이 따르기 때문이다. 온갖 특권 한국 정치인은 세비인상 등 밥그릇에는 똘똘 뭉친다. 국민은 여야가 뒤바뀌는 ‘시소Seesaw‘ 구경꾼일 뿐이다. 부동산 폭등이나 부패·비리로 힘들게 하거나 화나게 한 것이 그간 역사다.

요즘 정치판은 진짜 ‘개싸움’으로 허송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른 풍산개 사료비를 둘러싼 ‘파양’ 논란 때문이다. ‘풍산개’는 남한 ‘진돗개와 삽살개, 경주 동경이’와 함께 한국 명견이다. 함남 개마고원 풍산이 원산지로 “풍산개 세 마리를 풀어놓으면 호랑이를 잡아온다”고 할 정도로 유명하다. 주인에는 온순·충직하나 도둑이나 다른 동물을 보면 끝까지 싸워 이기는 명견 특성을 지녔다. 진돗개와 흡사하다.

풍산개는 2천년 남북정상회담에서 알려졌다. 김대중 대통령이 진돗개 한 쌍을 선물하자, 김정일은 풍산개 한 쌍을 선물했다. 이번 사료비 논란 풍산개는 2018년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에 선물한 한 쌍과 국내에서 낳은 새끼 한 마리다. 문 대통령이 퇴임하며 양산 사저에서 반년 가량 길렀다. 그런 풍산개가 정치판 싸움으로 비화됐다. 위탁관리에 따른 월 250만 원 예산지원이 안 된다며 문 전 대통령 측이 반납 의사를 밝혔다. 개 관리비와 파양 논쟁이 뜨겁다.

대통령이 기르던 개 관련 논란 및 타국에서 선물한 낙타나 코끼리로 전쟁이 벌어지거나 사료비 논란은 이번 뿐 아니다. 2008년 익산시에 ‘귀하신 몸, 청와대 출신 진돗개 관사’ 논란이 벌어졌다. MB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 출산한 수컷 진돗개 한 마리를 배정받은 데서 출발한다. '노들이'라는 이 개는 ‘친정이 권력 심장부인 청와대’라 함부로 다룰 수 없었다. 본관 서편에 화단을 없애고 수백만 원을 들여 진돗개 숙소를 세우자 ‘개관사’ 논란이 벌여졌고, 해괴 작태라는 입방아가 이어졌다. 반면, ‘진국장·노국장·견국장 님'이 청와대나 정부와 관계를 원만히 해주어 지역에 보탬이 되는 막중 역할(?)을 하지 않을까 긍정시각도 있는 가운데 “국장급 대우냐, 과장급 대우냐”를 놓고 쑥덕공론이 한파를 녹였다. 당시 익산시는 ’노들이‘가 적적하지 않을까 암컷을 기증받아 짝을 지어 주겠다는 중매쟁이 역할도 자처했다. ’귀하신 몸, 노들이’와 미래 신부 신행 장소는 고급 원목과 조경용 벽돌 등으로 지어졌다.

고려 태조 왕건은 942년 10월, 개경 만부교 다리에서 거란이 보낸 낙타 50필을 굶겨죽이고, 거란 사신 30명을 섬으로 유배했다. ‘만부교 사건’은 왕건이 후삼국 통일 후, 고구려와 발해 옛 땅을 회복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993·1010·1018년 3차에 걸친 거란 침략 배경이다.

이번 ‘풍산개 사료비’를 둘러싼 논란처럼 일본이 선물한 ‘코끼리 사료비‘ 논란도 제기된 바 있다. 조선 태종 말년, 일본 쇼군 아시카가 요시모치가 보낸 코끼리다. 태종은 말 담당 기관인 사복시에 맡겨 기르게 했다. 코끼리에 사람이 밟혀 죽고 사료비도 엄청 나자 전라도 섬으로 보내졌다. “코끼리는 유익한 점이 없다. 도내 네 곳에서 돌아가며 기르나, 백성만 괴로우니, 충청·경상도까지 돌아가며 기르도록 하소서” 세종 2년(1420) 전라도 관찰사가 난색을 보이자 충청도로 보내졌다. 이듬해 충청관찰사도 곤란을 호소했다. 농사에도 도움이 안 되는데다 코끼리 사육비 논란은 워낙 식성이 좋아 이해가 간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이 기르던 북한이 선물한 풍산개 세 마리 사료비 논란은 뜬금없다. 이 정도 개를 기르는 가정도 많다. ‘견사구팽’ 논란도 벌어졌다. 100억이 넘는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에도 ‘종전선언‘을 주창한 직전 대통령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무수한 미사일 발사와 ’핵 공격 법제화‘로 종전선언은 종잇장에 불과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풍산개를 8일 정부에 인도했다.

전북 임실에는 술에 취해 잠든 주인이 불길에 죽을 위기에 처하자 물을 적셔 끄고 죽은 오수 의견이 유명하다. 임실 ‘오수면’ 지명도 큰개 오獒에, 나무 수樹다. 개들만 불쌍한 정치인의 개싸움을 보며, 임실 오수 의견보다 못한 인간이라는 생각에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편집국장 고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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