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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고재홍 기자

관찰사 교귀식과 순력 행차, 망궐례

  • 입력 2022.11.1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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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와 전북도, (사)전통문화마을은 12일과 13일 전라감영과 풍패지관(전주객사)에서 ‘전라감영·풍패지관! 역사의 향기를 담다’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신구 감사(관찰사) 임무교대나 인수인계 이·취임식인 교귀식交龜式 △감사 순력巡歷(관내 고을 순회) 행차 △객사 망궐례望闕禮 순으로 진행됐다. 교귀식 등 행사를 갖고, 이를 탐방객에 선보일 인적단체 구성도 주장한 바 있는 필자는 이번 행사를 환영하며, 보완책을 제시한다.

조선시대 전라감사 교귀식은 충청·전라 경계인 여산현 황화정에서 개최됐다. 그러나 황화정이 충남 논산에 편입됐고, 한적한 농촌으로 탐방객 관람이 쉽지 않아 복원된 전라감영에서 개최됐다. ‘풍석楓石 서유구’가 1833년(순조 33년) 4월 10일, 전라감사로 제수돼 이듬해 12월 30일까지 기록한 ‘완영일록完營日錄(전라감영 업무일지)’을 참고로 이번 행사 등을 알아본다.

전라감영에서 열린 교귀식은 신임감사 영접례와 교유서 안치 및 유서 선포, 도임감사와 이임감사 상견례, 교귀례, 교관례, 배별례(절하고 작별하는 행사), 도계 장계(관할인 전라도 경계에 도착해 왕에 알리는 보고문) 순으로 진행됐다. 조선 팔도 감사가 각 고을을 순찰하는 ‘순력 행차’도 재현됐다. 이는 감사가 풍속과 민생을 살피고, 임금 덕화를 알리며, 민정을 살펴 위로 전달되게 하고, 수령이 백성을 잘 다스려 민심 안정이 목적이다.

객사에서는 ‘망궐례’도 거행됐다. ‘망궐례’는 왕을 배알할 수 없는 지방관리가 객사에 왕을 상징하는 전패(궐패)를 모셔놓고 매월 초하루와 보름 등에 ‘대궐을 향해 예를 올리던 행사’다. 왕과 왕비 생일, 설·단오·한식·추석·동지에 왕과 왕비 만수무강을 비는 예를 올렸다.

‘풍석’은 전라감사 21개월 기록인 완영일록과 수원유수 24개월 기록인 화영일록華營日錄 및 임원경제지 등을 저술했거나 기록했다. ‘완영’은 완산감영=전라감영이니 완영일록은 전라감사 공무일지로 사료가치가 뛰어나다. 그는 1833년 4월, 전라감사 겸 병마수군절도사·도순찰사, 전주부윤으로 부임했다. 현재 전남북·광주·제주 4개 시·도지사와 전주시장을 겸하고, 수 개 지역 사단장에 해군사령관, 4개 시도 지법원장·지검장·경찰청장까지 겸한 셈이니 엄청 막강했다.

‘풍석’은 전라감사 585명 중 완영일록을 남긴 유일한 인물이다. 전라도 53주와 제주목과 대정·정의현을 관장했다. 1833년 4월 10일, 순조로부터 제수 받은 풍석은 15일, 여산 황화정에서 교귀식을 거행했다. 전임 감사가 (전주에서 황화정으로) 오길 기다렸다가 견여(가마)를 타고 동헌에서 교귀를 하고, 도계 장계를 발송했다. 전라도 여러 고을 수령과 찰방(역참관리) 연명(환영 신고식)을 받았다. 16일 아침 여산부사·익산군수·임피현령·용안현감이 입현(인사차 찾아옴)했다. 길을 떠나 삼례역에서 쉰 후, 오후 전주부 오리정을 거쳐 남문 밖에 도착해 견여를 타고 전주 이씨 시조인 이한과 부인 위패를 모신 사당인 조경묘에서 숙배(왕족에 절함)했다. 태조 어진을 봉안한 경기전에서 숙배하고 감영 선화당에서 수령방백이 연명했다. 한양에서 전주까지 7일이 걸린 도임 장계(부임지에 도착했음을 왕에 알리는 보고문)를 발송했다.

서유구 감사 최초 ‘망궐례’는 18일 아침 객사에서 진행됐다. 감사 ‘순력’은 관내 고을을 돌아보는 것으로 진시황 천하 순행에서 유래했으며, 순수와 같은 의미다. 진흥왕순수비는 진흥왕이 나라를 돌며 남긴 비석이다. 서유구 감사 최초 순력(순행)은 그 해 8월 16일, 농사 형편을 살피러 ‘전라좌도’ 순행을 알리는 장계 발송 후 시작됐다. 전주에서 출발해 진안·임실현·오수·남원부·곡성현·옥과현·담양부·광주목·장성부·영광군·무장현·흥덕현·고부·태인현·금구현을 거쳐 전주(감영)로 돌아온 8월 25일 끝났다. 열흘간 순력은 전주에서 가까운 15개 고을에 그쳤다. 감영에 돌아왔음을 알리는 장계를 발송했다. 풍석은 재임 중 두 번 순행했다.

차제에 전주 역사를 5백년 앞당기고 관광활성화를 위해 후백제 궁성복원과 견훤왕릉 조성, 한옥마을~동·남고산성 케이블카 및 트램과 전기차 도입도 추진하자. 이번 행사 외에도 어진과 실록 봉안과 이안, 이성계 오목대 행사나 견훤 군사훈련 등을 재현하는 인적단체도 절실하다./편집국장 고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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