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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고재홍 기자

 튀르키예(터키) 지진피해 제대로 돕자!

  • 입력 2023.02.15 13:42
  • 수정 2023.02.15 14:55
  • 댓글 0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진 인명피해가 날로 확대돼 파악된 것만 4만 명에 육박한다. 지난 6일 튀르키예 동남부와 시리아 북서부 지진 이후 10일이 지났다. 튀르키예 7.8 강진은 히로시마 원폭 32개와 맞먹는다고 보도됐다. 이번 강진은 약 3만 명이 사망했던 1939년 튀르키예 동부 에르진잔주 7.9 강진과 비슷한 강도나 피해는 훨씬 클 조짐이다. 건물더미 등에 묻힌 인명피해를 합치면 10만 명을 넘어설 것이란다.

튀르키예는 84년 만 최대 규모 지진으로 최대 국난 상황이다. 카카오톡 채팅창에는 초현대식 수십 층 빌딩이 맥없이 무너지거나 인파와 차량이 오가는 도심 건물이 엄청난 분진을 내 품으며 무너지는 동영상이 나돈다. 종잇장처럼 무너지는 건물들, 공포심에 괴성을 내지르며 달아나는 주민들, 아비규환이 따로 없다. 주택가나 산악지역이 물결처럼 앞뒤나 좌우로 흔들리는 화면 뒤로 곳곳에서 건물이 붕괴된다. 무너진 건물더미를 맨손으로 파며 인명 구조에 나선 주민들 위로 건물 잔해가 우수수 쏟아진다. 일거에 터전 모든 것을 잃어버린 튀르키예 주민들 처지가 너무 안타깝다. 국토 상당부분이 폐허가 됐다. 태풍·홍수·해일(쓰나미)·화산폭발에 이어 지진도 엄청난 재난임을 알 수 있다. 자연 재난인 천재가 인간 실수로 초래한 인재보다 훨씬 무섭고 광범위한 피해를 가져온다.

튀르키예 원래 국호는 터기였다. 초등학교 이전 국민학교 다닐 때부터 터키로 배운 필자 세대는 튀르키예는 생소하다. ‘튀르크의 아버지‘로 터키공화국 건국자이자 초대 대통령 ’케말 파샤‘ 독립전쟁 영웅담을 낳은 나라다. 지중해 동북쪽 터키는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 있다. 면적만 남북한 3.5 배다. 수도인 앙카라보다 흑해 서쪽에서 지중해로 나가는 요충지 ‘이스탄불’이 유명하다. 러시아·우크라 전쟁으로 한때 중단됐던 밀수출 선박이 통과하는 보스포루스 해협 양쪽이 이스탄불이다. 이스탄불을 중심으로 유럽·아시아 경계인 터키는 그리스와 로마 등 수많은 세력이 거쳐 갔다. 때문에 그리스 ‘비잔티움’, 로마 ‘콘스탄티노플‘ 등의 명칭을 거쳐 1923년 터키공화국이 수립되며 수도가 앙카라로 옮겨지고, 1930년 이스탄불로 개칭됐다. 터기 역사·문화·예술 중심지로 동서양과 유럽 및 아시아 세력이 교차돼 무수한 유적이 남아 있다. 이번 강진으로 이 지역은 피해가 없어 큰 다행이다.

터키Turkey는 영어 발음 turkey가 칠면조, 멍청이, 겁쟁이나 쓸모없는 사람을 뜻해 근년에 '튀르크인의 땅'을 뜻하는 튀르키예Turkiye로 바꾸었다. 터키나 튀르키예는 고구려와 연합해 당나라와 대항했던 몽골계 유목민 돌궐족에서 유래했다. 한국과 튀르키예가 ‘형제국‘이라는 근원이다. 돌궐족을 튀르키예에서는 투르크족이라 하는데 여기에서 터키나 튀르키예가 유래했다.

특히 6.25 때 터키는 16개국 UN군 중 4번째로 많은 1만5천여 명 군대를 파견해 수백 명이 죽고 더 많은 중·경상자가 발생했다. 한국전쟁 당시 터키군은 전쟁고아 학교를 세우기도 했다. 이에 수원시 권선구에는 튀르키예 수도 명칭에서 따온 ‘앙카라 학교 공원’이 있다. 6·25에 참전한 당시 터키군 인도적 활동이 영화로까지 만들어져 감명을 준 바 있다. 한국군이 파병됐던 베트남보다 3~4배 머나먼 타국 땅에 한국을 돕기 위해 엄청난 희생을 감수한 나라다.

윤석열 대통령은 “튀르키예 재건까지 지원에 만전을 기하고 혈맹이자 형제국인 대한민국이 누구보다 앞장서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부도 2차 구호대까지 파견한 배경이다. 국민들도 각종 물품을 기부했다. 기업은 물론 전국 광역 및 기초 지자체가 나서 각종 물품 및 성금을 기부하거나 모금에 나선 배경이다.

가족을 잃고 슬픔에 잠길 겨를도 없이 영하의 날씨에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어야 하는 튀르키예 국민 처지가 6.25 남침으로 피난길에 나서야 했던 우리와 다를 바 없다. 의식주 모든 것을 잃은 데다 여진 우려로 남은 주택이나 건물에 들어가지 못하고 추운 날씨에 길거리에서 노숙을 해야 하는 딱한 처지다. 무엇보다 텐트나 이불 및 담요, 장갑과 양말·신발, 내의·셔츠 등 방한복, 통조림 등 각종 음식, 식수, 야외용 취사 및 난방기구 등이 떠오른다.

일부지만 중고품을 튀르키예 구호품으로 기부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심지어 폐기물 수준 물품도 있다는 보도다. 우리가 전쟁과 배고픔, 추위로 생사 기로에 내몰렸을 때, 이역만리 타국에 와서 피를 흘린 형제국이자 혈맹이다. 그들 덕분에 대한민국이 지구촌 10대 강국이 됐다. 저소득층이나 사회안전망에 소외된 일부 국민만 빼고는 의식주 걱정 없이 ‘천국’이라 할 정도로 잘 사는 나라가 됐다.

“물을 마실 때는 그 물의 근원을 생각하고, 우물을 판 사람의 고마움을 알고 마셔야 한다”는 ‘음수사원飮水思源 굴정지인掘井之人’란 말이 있다. 산업화나 선진화를 일군 선배 세대나 호국영령에 대한 고마움은 물론 튀르키예 등 참전국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자세를 잃어서는 안 된다. 지진 피해로 엄동설한에 길거리에 내몰린 튀르키예 주민에 중고품 기부는 절대 안 된다. 가장 따뜻하고 현지 상황에 적합한 의식주를 대체할 정성이 가득 담긴 최상품을 보내야 한다. 은혜도 모르는 한민족이 아니라 반드시 보답하는 국민이라는 점을 확실히 보여줄 기회다./편집국장 고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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