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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최형심 시인

[최형심의 시 읽는 아침] 김예강의 ‘물방울’ 해설

  • 입력 2023.03.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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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 / 김예강

 

제단에 오른 사제가
깊숙이 몸을 숙여 제대에 입맞춤을 한다
당신의 종, 낮은 자리의 종이오니

등을 낮게 구부리는 순간

물방울
사제는 동그랗고 작은 물방울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방울
가벼워
두둥실 떠오르는
물방울
날아가는
물방울

물방울에서 물방울이
작은
물방울이

커다란 물방울이 된다

지구처럼 커다란 물방울
태양처럼 커다란 물방울

모든 것에 모든 것이 되는
물방울이 된다

_______________________

최형심 시인

작고 투명한 물방울은 아름답지만 아무 힘이 없습니다. 하지만 작은 물방울이 모여 커다란 물방울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거대한 물길은 세상을 바꾸고 수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시인은 깊숙이 몸을 숙여 제대에 입맞춤하는 사제를 보며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방울을 떠올립니다. 세상 가장 낮은 곳, 고통받고 차별받는 자들에게로 기꺼이 스미고자 하는 마음에서 세상을 바꾸는 힘이 생겨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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