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칼럼
  • 기자명 최형심 시인

[최형심의 시 읽는 아침] 박목월의 ‘윤사월’ 해설

  • 입력 2023.03.29 14:21
  • 댓글 0

윤사월 / 박목월

 

​​송화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 집

눈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 대이고

엿듣고 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최형심 시인
최형심 시인

어떤 시는 인생의 따사로운 봄날을 기억나게 합니다. 제가 어릴 때 어머니는 두꺼운 종이에 짧은 시를 적어서 책갈피를 만들어주시곤 하셨습니다. 풀꽃 말린 것을 붙여서 만들기도 하고 작은 꽃을 수놓은 천을 풀로 붙여서 만들기도 하셨는데, 이 작품으로 만든 책갈피가 가장 많았습니다. 이 작품을 특별히 사랑하셔서 그렇다기보다는 길이가 책갈피를 만들기에 딱 적당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눈감고도 이 시를 외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봄의 소리로 세상을 그리던 눈먼 처녀처럼 책 너머의 세상을 혼자 그려보곤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놓치면 후회할 이시각 핫이슈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