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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최형심 시인

[최형심의 시 읽는 아침] 김언의 ‘어쩌다가 만났을까’ 해설

  • 입력 2023.04.1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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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가 만났을까 / 김언 

  

   아침에 나가서 저녁에 돌아오는 사람을 생각한다. 저녁에 나가서 아침에 돌아오는 사람도 있다. 둘이 만나는 경우는 아침이나 저녁 이 둘뿐이지만, 만나기는 만난다. 나가는 사람과 들어오는 사람이 인사한다. 둘은 아직 부부다. 같이 살고 있는 사람이다. 다음에는 언제 만날까? 약속을 정하지 않는다. 아침에 나가서 저녁에 돌아오는 사람과 저녁에 나가서 영영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사람이 만난다. 만나기는 만난다. 어쩌다가 우리는 만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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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심 시인
최형심 시인

집값이 오르고 맞벌이가 늘면서 부부가 모두 직장에 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근무지가 멀어 함께 살 수 없어 주말부부가 되어야 하는 경우도 많이 생겨났습니다. 제일 안타까운 경우는 한집에 살면서도 만나기 어려운 부부일 것입니다. 아마도 이 시의 부부는 한 명은 주간근무를 하고 다른 한 명은 야간근무를 하는 것 같습니다. 이들은 같은 집에 살면서도 오다가다 잠시 스치듯 얼굴만 보는 사이입니다. 남인 듯 아주 남은 아닌 사이, 아직 같이 살고 있기는 하지만 언제 한쪽이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은 관계입니다. 부부의 관계는 위태로워 보입니다. 마치 이 사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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