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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기자명 고재홍 기자

극한기후·지하차도·산사태·잼버리 부지

  • 입력 2023.07.17 10:17
  • 수정 2023.07.19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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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니 황하로 모든 강물이 흘러 물이 불고 거세 소와 말을 구별할 수 없다. 황하의 신, ‘하백河伯’은 기뻐하며 천하 아름다움이 자기 것이라고 생각했다.’ (‘장자’ 외편 ‘추수秋水’) 하백은 중국 신화 ‘강의 신’으로 황하가 범람하니 제 세상인 줄 알았을 법하다.

소머리까지 물이 차거나 살기위해 높은 지대로 이동하는 한국 상황과 비슷하다. 그러나 홍수를 즐기는 하백이 있는 반면, 물을 잘 다스린 인물로 ‘요·순’ 임금과 ‘곤·우’ 부자가 있다. 특히 우 임금은 황하와 양자강 대홍수 치수사업으로 칭송을 받아왔다. 모두 전설상의 인물이다.

한국은 지난 11일 이후, 집중호우로 사망자가 증가한다. 17일 오전 6시 기준 사망자는 39명(경북 19명·충북 15명·충남 4명·세종 1명)으로 집계됐다. 실종자도 10명(경북 9명·부산 1명)이다. ‘인명피해’는 경북 예천 등 산사태 지역에 집중됐다. 그러나 ‘재산피해’는 금강 유역이 훨씬 많다. 전북·충남 금강유역은 상·중·하류 모두 호우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우선 남미 페루 부근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 현상’을 무시할 수 없다. 지구촌이 ‘극한기후’로 인한 수증기 증가와 더위로 폭염·폭우 등을 동반한다. 가뭄과 홍수 원인으로 전문가는 분석한다. 해수 및 기온 상승은 어류 변화 및 작물 재배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

충북 청주 ‘오송 궁평 제2 지하차도’ 침수 사망자만 12명이다. ‘지하차도’는 작년 ‘반지하’ 건물 침수처럼 인명피해 현장으로 부각됐다. 미호천 제방유실로 순식간에 6만 톤이 지하차도에 밀어닥쳤겠지만 ‘차량통제’를 못한 것과 ‘탈출로’가 없던 것이 너무 아쉽다.

입·출구가 기울기 있게 축조가 가능한 지역만 지하차도를 설치해 유입 홍수가 반대쪽으로 빠져나가거나, 사람 키 이하만 침수될 지역에만 설치를 검토해야 한다. 특히 상부 ‘도로 안전지역‘으로 대피로 설치도 고려해야 한다. 이런 방법이 불가능한 지역은 ‘고가도로‘ 설치가 좋을 듯하다. 언제까지 ’반지하·맨홀·지하주차장·지하차도‘에서 후진국 형 재해가 반복되게 할 것인가?

‘산사태’로 대거 사망한 경북 예천군 사건도 안타깝기 짝이 없다. 사전 대피 등 대책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금강 유역 중 특히 익산지역 집중피해를 거론치 않을 수 없다. 용담댐·대청댐 금강 상류도 비가 엄청 내려 대량 방류를 할 수밖에 없다. 공주·부여 등 중류도 4-500mm 폭우가 내린 곳이 부지기다. 댐 방류에 중류 홍수로 하류는 엄청 범람했다.

‘금강 하류’ 군산·익산도 4-500mm 안팎 내렸다. 군산은 바다로 직접 빠지고 민·관·군이 잘 대처해 인명 및 재산피해도 없거나 적었다. 그러나 저지대가 많은 익산은 하우스 야채류와 콩 농사를 망쳤다. 벼 피해도 만만치 않다. 전국 침수 농지 절반이 전북이고, 대부분이 익산이다. 익산 산북천 제방 유실 우려로 용안면 주민 대피령도 내려졌다. 김제·부안 등지 콩 등 농작물 피해도 엄청나다. 전북 등 피해지역에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시급하다.

‘만경강 하류’인 익산 춘포·오산면 저지대도 호우 초기 침수됐다. 허리다리(요교) 주변 등 저지대 논이 많은 황등면은 바다가 됐다. 주민들은 “과거 시장 공약이던 ‘황등호’를 손도 못 대더니 이번 폭우로 만들어졌다.”고 허탈해한다. 익산 북부 용안·용동·망성면 등 저지대는 중·상류 유입량으로 금강 본류 수위가 높아 장기 침수로 피해가 엄청날 듯하다.

부안 새만금 ‘잼버리 부지’는 지난 13-14일 호우로 바다로 되돌아갔다. 다섯 번째 침수다. 잼버리 부지는 8.84㎢(265만여 평)다. 여의도 세 배가 넘는다. 글로벌리더센터 주변은 물론 야영지 등 거의 모든 지역이 침수됐다. 긴급예산으로 조성한 저류지도 무용지물이었다. 대부분 발동기는 호우로 가동할 수 없었다. 수백 채 화장실 주변도 물바다였다. 이후 물이 빠졌다.

야영 텐트 침수방지를 위해 예산만 10억대를 들여 15cm 높이 팔레트를 곳곳에 쌓아놓기 시작했다. 인부들이 이를 들고 광활한 야영지에 깔고 그 위에 헤아릴 수 없는 텐트도 설치해야 한다. 8월1일부터 12일까지 잼버리가 물구덩이에서 치러질 소지도 있다.

행사 후에도 4만3천 명이 야영한 텐트와 팔레트 등 각종 잼버리 용품을 철수하고, 저류지 원상복구 및 발동기도 육지로 반입해야 한다. 부안군민은 “돈#랄 한다”며 “7-8월 농촌에 일거리도 없는데 일당 십여만 원 인부들은 침수가 반복돼 일거리가 늘자 ’잼버리 부지로 선정해 준 A지사님이 매우 고맙다‘며 낄낄거리는 상황이다.”고 우스워한다. 2주 후 지구촌 청소년 행사여서 아슬아슬하다. 한국에도 하백을 물리칠 ‘요·순’ 임금과 ‘곤·우’ 부자 같은 인물이 절실하다./편집국장 고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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